한 순간도 널 놓치고 싶지 않아.

나의 불빛, 나의 난로. 널 기록으로 남길 거야.

by 스크류바

태담 다음으로 놓치고 싶지 않았던 부분!

바로바로 우리 아가와 함께하는 나의 일상을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임신, 출산, 육아용품 등을 지속적으로 검색하다 보니 무서운 SNS 알고리즘이 귀신같이 알아차려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쏙쏙 주었다.

그 사이에 존재했던 ‘우리 아가를 기록하세요!’ 하는 부분에 눈길이 멈췄다.

특히나 나에게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관심사였기도 했다.


밀리고 쓰지 못한 적이 있더라도 매년 다이어리를 구입하여 내 자신을 기록하였다.

매년 행사처럼 하는 나로서는 아가와 나의 일상도 ‘임신 일기’라고 해서 따로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을 좋아하고 예쁘고 알록달록한 스티커로 다이어리 꾸미는 것에 취미가 있어 그런지

많은 디지털 도구들이 있지만 쿨하게 아날로그를 선택했다.

또 나중에 적당히 커서 우리 아가가 내가 써준 글을 봤을 때 조금이나마 행복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엄마의 정성 어린 손글씨와 아기자기한 스티커들을 보고 본인이 뱃속에서부터 사랑받는 아이 었구나 라고 느꼈으면 했다.


본격적으로 기록을 하고자 하니 제일 먼저 다이어리를 골랐어야 했다.

디자인도 천차만별이었고, 각 회사마다 특이함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광고를 했지만

내가 고를 때 가장 중요시했던 건 초음파 사진을 예쁘게 평생 보관할 수 있는 속지가 많은 걸 택했다.

배경색은 검은색이길 바랐다.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글씨를 썼을 때 지워지지만 않는다면 예쁜 감성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겉표지는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으로!


보라색 무지겉표지였지만 스티커 하나 딱!!!



여러 가지의 조건이 맞는 다이어리를 선정하고 구매한 지 2일 만에 집으로 배달되었다.

기쁜 마음으로 포장을 재빠르게 뜯고 내가 원하는 조건을 충족했으니 리뷰도 올려주었다.

그리고 다이어리와 상봉하자마자 기록하고 꾸미기 시작했다.


얼른 나의 생각을 나의 손글씨로 남겨주고 싶었다.

하나하나 꾹꾹 눌러가며 초음파 사진 밑에 글귀를 쓰자 옆에서 보고 있던 남편은


“우리 아가가 나중에 커서 그거 보면 진짜 좋아하겠어~”

“그렇지~ 근데 나도 쓰면서 뭔가 뿌듯하고 좋아.”

“참~ 우리 아가는 좋겠다~ 뭔가 금고 하나 사야겠어. 그런 거 보관해뒀다가 결혼할 때 주면 얼마나 좋을까.”

“부담스러워할지도…….”

“부담은 무슨~ 아빠도 우리 아가 사랑하고 있다는 걸 써주길 바라.”


오글거리지만 하나하나 기록하는 중

이러면서 남편과 웃으면서 훗날을 이야기하는 재미도 생겼다.

고작 다이어리에 우리 아가를 기록하는 거지만 그 작은 설렘이 온 집안을 환하게 비추는 듯했다.

불을 켜지 않아도 밝아지는 그런 느낌.

마음속에 따뜻한 난로가 계속 켜져 있는 느낌.

모든 걸 단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누군가가 나를 봤을 때 주변에 흐르는 기운이 꽃배경일 거 같은 느낌.


아직은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정도지만 이 아이의 움직임이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불빛으로 작용했다.

임신한 후 인생 선배들이 나에게 했던 조언 중 하나.

아이가 없을 때와 아이가 있을 때로 부부의 생활이 구분된다고 했다. 아니 여자의 인생이 바꾼다고 했다.

엄청나게 힘들지만 또 다른 의미의 행복이 있단다.

근데 아직은 행복이 더 가득하다.

확실히 나에게는 행복으로 작용했다.

임산부들이 호르몬의 장난과 몸매 변화로 우울감이 생긴다고 하지만

간절해서였을까. 우울감이 심하게 찾아오진 않았다. 수많은 기분 변화를 겪고는 있지만 그래도 나를 동굴 속에 넣지는 않았다.

오히려 미래를 그렸고 또 그 미래에 둘이 아닌 셋이 되었다.

그 생각만으로도 벅차올랐다.

이런 마음들이 다이어리 속으로 고스란히 담겼다.

오글거리지만 내 마음이 흠뻑 담긴 거 같아서 뿌듯했다. 나중에 우리 아가가 봤을 때 그 마음을 느낄 거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예쁘고 좋은 꿈만 꿀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