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마음 단단히 굳히기 대작전!_세번째
[3]죄책감 따위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출장이 너무 많았던 내 직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너무 많이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아이를 두고 출장을 갈 만큼 내 마음이 여유롭지는 못한거 같았다. 아빠와 단둘이 혹은 친가 , 외가 할머니에게 맡겨도 아무렇지 않은 멘탈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아빠와 단둘이 있을때
아이의 돌발 행동, 징징거림 등 어린아이가 아빠에게 혼날 수 있는 점이 가장 걱정이되었다.
할머니들에게 맡기게 되면
엄마인 나로써는 안정된다기 보다는 빨리 집에가야지 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하루종일 예민해질것 만 같았다.
아이를 어른인 사람에게 맡기는거라 맡기는 순간 잠시 잊고살면 분명 더욱 편한 삶일 것이고 질적으로도 높을것일게 분명하다. 하지만 성격상 그러질 못한다.
남들이 '그것도 병이야.'라고 얘기한다면 그것 또한 맞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 큰 짐을 짊어진 건 오롯이 남편.
그래서 무언갈 하나 사더라도 손이 떨리고 머리회전이 무섭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끼는 것은 살림을 하면서 필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정해진 예산에서 세명의 살림을 한다는건
남편과 나에게 모두 말하지 않아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자기야. 옷 좀 사입어. 다 너무 후질근해."
악의는 없는 말이었다.
남편의 말이 눈물나게 아팠다. 후드려 맞은것 보다도 더 맵고 아팠다. 하지만 모든 감정을 꾹꾹 눌렀다.
"사입을거야~ 근데 지금 이거 후질근 한게 아니라 디자인이라구~"
애써 웃으며 받아치는 것이 나의 최선이었다.
"그래? 근데 너무 후질근해....새 옷 사입어...힘들어도"
원망스러운 마음이 엄청 컸다.
저렇게 말하는 남편보다 나에 대한 원망일거 같다.
아끼고 살고 나보다 가족을 위해 살아야해서
날 위한 물건을 사지 않았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나를 위해 쓰지않았다.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 고생하는 남편의 돈을 함부로 쓸 수 없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돌보지 못한건 누구에게도 핑계될수없다.
내 탓이 맞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시간에 화장실에서 자연스럽게 거울을 보았다.
이상하게 눈물이 차 올랐다.
검은머리였던 내 머리는 여러군데 희끗거렸고
입고 있던 옷의 색깔은 분명 흰색 옷이 였는데 얼룩덜룩 거렸다.
거울을 보고 펑펑 울었다.
눈물을 흘리는 눈으로 거울의 비친 내 모습을 구석구석 살피며 손으로 어루만졌다.
흐르는 눈물에 변화한 내 모습이 흘러 내려갈 수 있게끔 꺼이꺼이 울어제꼈다.
너때문이야. 나때문이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인생을 부정 당하는 거 일수도 있으니까.
'오늘도 고생했다.
여전히 잘하고 있다.
어설퍼도 너는 여전히 최고야.
후질근한건 나쁜게 아니야. 아이를 위해 노력한거야.
엄마니까.'
계속계속 마음속으로 나를 위로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나니 속이 개운~~했다.
눈물이 나오면 나오는데로 멈추지 않았다.
아프면 계속 아파했고
슬프면 계속 슬퍼했다.
그러다 팅팅부운 눈으로 다시 나를 쭉~ 바라보았다.
다시 어깨를 일으켜 바로섰고
기지개를 쭉 켰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행동 이었다.
마치 잠자고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운다는건 나를 무너뜨리는게 아니였다.
좌절감만 남겨주는게 아니였다.
나쁜기운을 다 빼고 새 기운으로 차리게 하는 하나의 워밍업.
꽉꽉 막혔던 속을 뻥 뚦어주는 소화제.
다시 온 몸에 힘을 불어다 주는 태풍 같았다.
내가 이제 뭐부터 해야 하는지
문뜩 정신차리게했다.
바로 염색!
염색해서 다시 내 모습 찾으면 되는거지 뭐!
남편 카드로 바아로 결제 완료!
죄책감 이제 없다.
나한테 작은거 하나 해준다고해서 집이 망했음
벌써망하고 뿔뿔히 흩어졌을것이다.
쁘띠해피로 큰 행복을 전달해주는 그런 모습을 만들어보고싶다.
모두 가족. 우리를 위한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