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 영하 40도가 훌쩍 넘는 하얼빈으로 일 년간 유학을 했다. 그만큼 추위에 강했다. 후덥지근한 여름보다는 겨울이 좋았다. 추우면 옷을 더 껴 입으면 되지만, 더우면 계속 벗을 수 없지 않은가. 일 년 중 제일 싫은 계절이 여름이었다. 지금도 다가오는 여름은 반갑지는 않다.
하지만, 30대가 된 지금 부쩍 추위를 탄다. 지금까지도 핫팩을 들고 다닌다. 집에 오자마자 보일러를 틀고 전기장판을 켠다. 특히 배가 차다는 느낌이다. 여자는 배를 항상 따뜻하게 관리해야 하는 걸 알기에 밖에 있을 때는 핫팩을 항상 지니고 있다.
다가오는 여름이 기다려지는 건 아니지만, 점점 따뜻해진 날씨가 퍽 좋다. 가벼워진 옷차림에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 듯한 요즘이다. 옷차림이 가벼워진 만큼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말이다. 하하
추위에 떨며 움츠렸던 어깨가 펴지니,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 만개한 벚꽃 등. 사소하고 익숙한 것들이 더 소중하게 보이는 요즘, 몸과 마음 모두 따듯한 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