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엄. 마.라고 불러봐"
문득 아이들에게 이상한 요청을 해봤다.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라고 부르며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 정말 사랑스럽다.
하루 종일 백번즈음 듣는 그 소리를, 그날은 왜인지 아이들의 귀여운 그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엄마'라는 소리가 듣고 싶었던 그 순간은 하루를 마감하고 나서 눈에 보이는 쌓인 집안일을 하기 싫은 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르는 '엄마' 소리에 다시 한번 엄마의 역할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
"엄마"라는 말을 나는 언제부터 익숙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더라. 혼자 고요한 시간을 보내며 떠올려봤다.
처음 "엄마"가 되어 아이의 목소리로 "엄마"소리를 듣는 그 순간이었나? 아니다. 아이에게서 "엄마" 소리를 들었을 땐, 내가 진짜 한 아이의 엄마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첫째가 옹알이를 하고, 걷기 시작하면서도 '엄마'소리를 어색해했던 것 같다. 아이가 단어와 짧은 문장들을 말하고 어린이집에 입소할 즈음. 나는 엄마라는 소리를 익숙하게 받아들였나? 그 또한 아니다. 그 순간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어색함을 느꼈다.
'엄마'라는 소리를 익숙해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둘째 아이가 태어난 시점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두 번째 출산과 육아여서인지, '엄마'라는 그 소리가 조금은 익숙하게 들렸던 것 같다. 그리고 첫째가 초등학교를 입학해 학부형이 된 지금. 아이들이 부르는 '엄마' 소리에 이제는 정말로 익숙해졌음을 느낀다. 그러곤 생각한다. '아, 나 정말 두 아이의 엄마이구나'
엄마라는 이름이 내 마음에 붙은 요즘. 엄마의 역할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다. 나만을 위해 살던 과거로부터 벗어나, 이제는 보호해야 할 존재들이 있음을 체감하고 실감하게 된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씩 듣는 그 익숙한 소리에 오늘은 조금 더 귀 기울여 보려 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엄마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또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으니까. 어쩌면 가장 단순하지만 그 무엇보다 어려운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그 역할을 오늘도 기쁘게 감당해보려 한다.
나의 부모님이 그랬듯이. 또, 누군가의 엄마라는 존재가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