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 있다. 기분이 찜찜한 일이 있다거나, 지나간 과거의 안 좋은 일들이 불쑥 마음에 찾아올 때, 그리고 미미한 우울감과 불안감이 갑작스레 밀려올 때.
그때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그 기분이 내가 되지 않도록, 신앙에 의지하거나 가장 믿음직스러운 남편을 의지하는 방법을 택하곤 한다.
하지만, 어떤 날에는 그저 길가에 있는 푸른 풀을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 그리고 어떤 날엔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걷는 것만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길가에 핀 들꽃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조금은 기분이 나아질 때가 있다.
길가에 푸른 풀과 꽃 바람을 만날 때에, 마음이 가라앉고 순간의 평안이 찾아온다. 그래서 이따금 마음에 변화가 필요한 날에는 들꽃을, 바람을, 싱그러운 풀들을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마음과 눈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