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하나도 귀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첫째 이야기.

by 온유




"엄마, 글 쓰는 거야?

이건 **(둘째) 그림이네?"

잠자리에 들어갔다 잠시 나온 첫째가 브런치 화면을 보더니 지난 글에 있는 메인 이미지를 보고 말했다.



언젠가 엄마 글들을 읽어볼 수 있게 될 날이 올 수 있으니, 그래 너에 대해서도 써보려 한다. 우리 귀한 첫째. 소중한 딸.


바로 어제, 가족여행을 갔다 시댁에 들려 시간을 보내는데 왜인지 첫째가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순간 시무룩해했다. 그래도 명색이 엄마라고, 첫째의 얼굴만 보고 알아차렸다. "지금 뭔가 서운한 게 있구나."


가족여행을 할 때에도 엘리베이터에서나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온통 둘째에 관심을 많이 가질 때, 그게 서운했는지 우리끼리 있을 때 첫째가 나에게 말했다. "엄마, 왜 사람들은 **(둘째) 이름이랑 나이만 궁금해하는 거야?"


문득 그 말이 떠올랐다. 혹시 할아버지 할머니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둘째에게 더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인가. 슬쩍 물어봤더니, 그게 맞았다.


물론 여행을 한 뒤에 피곤했기 때문에 감정이 더 예민해진 것도 있었겠지만, 언제나 공평하게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해 주시는 시어른들이신데도 둘째가 비교적 애교도 많고 귀여운 짓을 많이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번 더 눈길을 주셨던 순간이 있었나 보다.


첫째는 여행날부터 쌓여왔던 서운함이 터진 것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어른들이 첫째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니 이내 마음이 풀려서는 다시 의젓하고 애교 있는 첫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실상 이건 일례이고, 둘째가 태어난 뒤로 이런 경우는 다반사였다


일찍 결혼하고 또래보다 아이를 빨리 낳은 엄마를 둔 첫째는 가족 중 첫 아이였고 그만큼 사랑을 많이 받았던 터라, 둘째가 세상에 나온 이후에 기쁨과 마음에 상실감을 같이 느끼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본다.


동생을 낳아달라고 한 것도 첫째였고, 동생이 태어나면 엄마아빠의 사랑을 나눠 받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동생이 생긴 뒤 스트레스를 분명 받았던 게 분명했다. 누구보다 동생을 예뻐했지만 둘째가 두 돌이 될 때까지 첫째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탈모가 왔었으니까.


더 많이 안아주고 표현하려고 노력했음에도 첫째에게는 엄마의 온전한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텐데.. 그 생각을 하면 좀 애잔한 마음이 든다.


둘째 이야기를 써내려 갈 때 했던 말이 있다.

첫째 때는 육아가 처음이라 그 시기에 예쁨을 지나친 적도 있었다고. 사실이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출산을 하다 보니 신생아를 돌보는 일이 쉽지 만은 않았던 터라, 분명 귀한 우리 딸임에도 순간을 놓치고 지나갔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이일을 계기로 지나간 시간들을 찬찬히 떠올려봤다. 그러니 더 귀하게 느껴졌다.


부족한 시기를 엄마 아빠와 함께 성장해 나간 우리 첫째 딸. 동생을 누구보다 예뻐해 주는 의젓한 우리 딸. 좋아하는 일에 빠져들 때는 누구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우리 딸. 밖에서는 수줍어하는 모습도 있지만 집에서는 장난꾸러기인 우리 딸.

그리고 무엇보다, 부족한 엄마를 매일 용서해 주고 사랑해 주는 하나뿐인 첫째 딸.


돌아보니, 하나도 귀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둘째는 둘째 나름대로, 첫째는 첫째 나름대로 참 귀하고 소중했다.


소중한 우리 첫째. 그리고 둘째에게 현재를 살아가는 순간순간, 소중한 존재임을 알려주고 사랑을 표현해 줘야겠다.


너희들, 참 귀하고 소중한 아이들이 분명하니 너희의 소중함을 의심하지 않도록, 더욱 사랑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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