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말

불안을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

by 온유




나를 떠나지 않는 불안과, 강박, 우울감에 사로잡혀 살아간 지도

그리고 그런 나를 알아챈 지도 벌써 한해를 채워가는 중이다.


처음 병의 시작은 출산으로부터 생겨난 공황장애와 강박이었다.

그리고는 산후우울, 육아우울증으로 번져 결국 지금의 내가 되었다.


처음에 병을 앓았을 때는 그게 병인줄 모르고 살아갔다.

흐르는 시간을 흘려보내니 그렇게 7년 이상이 지났다.


그간 우울감에 사로잡혔을 때, 상담을 받아보라던

남편의 말을 조금 더 일찍 들었더라면,

우울만 아니라 불안감에 사로잡힌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2개월간의 상담, 10개월 정도의 약을 먹고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이상하게 튀어버린 상황에 병원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초진이다 보니 길어진 상담에 이 얘기 저 얘기를 늘어놓으니

내가 아프긴 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화 중에 벌써 마음의 병을 앓은 지

7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구나를 실감하게 됐다.


진료를 보고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게 약이었을까.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처럼

불안을 불안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때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간 힘든 7년이었지만,

최근처럼 불안을 겪은 적이 첫째 출산 직후로는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시간이 흘러갈지 예측이 되지 않는다.

바뀐 약과 병원이 나에게 어떻게 작용될지 사실 큰 기대가 있지도 않다.


불안을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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