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인들의 경선이 치러지면서 뭐 기본소득이니 공공임대주택이니 복지라는 키워드를 기준으로 각 정치인들의 공약이나 가치관들을 들을 기회가 많아졌다.
복지는 결국 세금으로 운용되어야 하는 건데 그 부담은 결국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 과도한 복지는 어마어마한 양의 국채로 남겨질 것이다. 등등.. 어릴 적 애써 모른척하던 대한민국의 정치를 어른이 되고 보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더라. 내가 피해보기 싫으니까
뭐 사실 따지고 보면 피라미드 형태의 부의 구조를 세금으로 걷어 재분배하겠다 라는 건데
그게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세금으로 운용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경험상 유명무실하다고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몇 가지 예로
어떤 중앙부처는 출산 장려는커녕 비혼 장려만 하거나
시민단체들 지원한다고 보조금 퍼줬더니 간첩들이 잡히질 않나
누구는 위안부 할머니를 팔아먹으면서 세금을 처먹는 걸 보다 보면 속이 뒤집히기 마련이다.
내가 연구하는 공공디자인 분야도 사실 공공의 영역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하게 되는데
공공디자인의 영역도 위의 안 좋은 사례와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은 게 안타까운 점이다.
나도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으니 세금이 얼마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서 사용되는지,
감사 때는 얼마나 공무원들을 괴롭히는지도 조금은 알았으니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욕하고 싶지 않지만
공공디자인 사업을 진행할 때 공공디자인 전문가가 있냐, 없냐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세금이 아까운 경우가 많다는 소리다.
그런데 이렇게 재분배되는 것들이 세금이 얼마가 들어갔네 저 조형물은 얼마짜리네 말들이 나오는 걸 보면
이러한 것들의 가치가 꼭 돈으로 환산되어야 하는 건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가치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가치 (價値)
[명사]
1. 사물이 지니고 있는 값이나 쓸모.
2. [철학 ]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
3. [철학 ] 인간의 욕구나 관심의 대상 또는 목표가 되는 진, 선, 미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유의어] 값어치, 의의, 중요성
사전적 의미로는 ‘사물이 지니고 있는 값이나 쓸모’라는 동전 냄새가 나는 설명이 나온다.
그 밑에는 인간이 대상과의 관계에 의해 지니게 되는 중요성이라는 조금은 무게감 있는 설명이 나왔다.
값이라는 말을 보는 순간
영화 조커를 보면서 들었던 가치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I just hope my death makes more cents than my life'
영화 조커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문장이다.
‘내 죽음이 내 삶보다 더 가취 있기를’이라는 번역으로 상영되었다.
아마 번역자는 '내 죽음이 내 삶보다 더 가치있기를' 이라는 문장을 꼬아서 번역한듯 하다.
make more cents라는 문장이
교육 수준이 낮아 문장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코미디언의 맞춤법(문장) 실수가 아니라
가치에 대응하는 문장인 make sense와 비슷한 발음으로 make more cents
즉 '몇 센트 더'라는 언어유희적 표현을 하였다고 생각한다면.
위 문장은 이렇게 번역될 수도 있다.
‘내 죽음이 내 삶보다 몇 푼이라도 더 벌기를’
자살을 연습하면서 자기의 죽음을 코미디 요소로 쓰고 마지막 쇼를 계획하던 한 코미디언의 슬로건이다.
국가를 막론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그 무엇보다 돈이 우선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락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치에 대한 철학적 의미인
‘인간이 대상과의 관계에 의해 지니게 되는 중요성’ 에도 적용을 해본다면 어떨까?
과연 지금 사람들에게 가치는 값이나 쓸모일까, 관계에 의한 중요성일까?
당장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에겐 사물의 값이 보일 것이며
직원의 고용이 부담스러운 사장들에게는 혼자서 척척 일하는 직원의 쓸모가 더 큰 가치일 것이라 생각한다.
비싼 물건, 비싼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인력, 넓은 숙소, 수준 높은 교육 등은
결국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가치 = 돈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감 있는 결론이긴 하다.
‘공공의 가치’가 과연 돈으로 귀결될 수 있을까?라는 가정을 한 후 생각을 했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 재개발, 재건축을 둘러싸고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 사람들,
월급을 준다는 이유로 갑질 하는 사장과 직원,
초등학생들이 빌거(빌라사는 거지), 전거(전세 사는 거지)와 같이 돈으로 급을 나누고 차별하는 행위와 같이 돈이라는 개념이 들어가는 순간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생기는 수많은 가치가 순식간에 무너져버릴 수 있다.
돈에 의해 사람들은 더 싸우고 양분화될 것이다.
특별한 근거자료도 없는 그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지만 공공의 가치는 돈으로 결정되지 않아야 하며
오히려 자본주의적 관점에 의해 공공의 가치가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의견입니다. 공산당 아님)
‘인간이 대상과의 관계에 의해 지니게 되는 중요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옆동네 아파트값이 올라도 배 아파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의 여유를 찾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저 비싼 동네보다 살기 좋은 우리 동네가 더 좋아져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 땅 투기로 인해 몇십억의 차익을 얻었다고 한들 내 삶에 대한 가치가 낮아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공공디자인은
불법투기가 없는 나의 집 앞,
사각지대가 없어 안심되는 공원 산책로,
휠체어를 타고 다녀도 문제없는 나의 출근길을 만들어주며
삶의 여유와 내가 사는 곳의 가치는 월급과 집값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게 공공디자인이 가져야 할 진짜 가치이며
그 가치는 내 돈으로 사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돈으로 살 필요 없어야 하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