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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반기업가 Nov 21. 2023

삶의 질은 선택의 여지에서 온다

내것을 해야하는 이유, 내가 창업을 해야했던 이유

혼자 사무실에 있을때는 굉장히 많은 잡음들 사이에서 일을하곤 한다

3D프린터의 마찰음, 경고음, CPU의 팬 소음등등


그중에서 가장 귀기울이고 열심히 듣는건 역시나 작업할때 적적하니 틀어놓은 영상들...

어느날에는 드라마를, 어느날엔 영화를 틀어놓지만 스토리가 있는건 부산스럽게 움직여야하는 작은기업의 대표로써 일은 안하고 영상만 보게 되어 되도록이면 스토리가 있는 영상은 피하는편이다.


가장 좋은건 역시 라디오처럼 듣기만해도 되는 영상들, 아니면 중간중간 봐도 이해하는데 어렵지않은 가벼운 영상들이 일에 방해도 되지 않으면서 혼자 심심하게 있는 사무실을 조금이나마 채워주는것 같기도 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3D프린팅을 돌려놓고 필요한 공구를 주문하고 작업을 하고있었다.

요즘에는 알쓸신잡을 다시 보고있다.



내가 좋아하는 얘기들이 나오면 만지작거리던 공구를 손에 놓고 영상을 쳐다보게 된다.

똑똑한아저씨들이 열심히 얘기하던 중 게임이야기가 나왔고 그중 유희열이 했다던 게임 닌텐도 동물의 숲 얘기가 나온다.


동물의 숲을 플레이하다보면 여러가지 방법으로 돈을 벌어야한다

처음에는 낚시도 하고 비싼물고기가 나오면 기뻐하며 상점에 팔기도하고 나무열매도 따고 농사도 하는 등

수도없이 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것이 즐거웠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무를 키워파는것이 가장 돈이 잘 벌려서 하루종일 무를 심어놓고 기다리기만 하면서 무 시세가 가장 비쌀때 파는것만 하게되었다고 한다, 그외에 어떠한 행동을 하지않고. 무 시세만 보면서.

어느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보며 그것을 게임이 본인에게 주는 경고라고 생각하였다고한다.


그래서 유희열은 과감히 리셋버튼을 누르고 처음부터 다시 즐겁게 낚시도하고 채집도하니 낚시를 하고 소소하게 플레이하는게 너무 행복했다고 한다.


이를 듣던 뇌과학박사 장동선박사는 많은 게임중독자들은 현실에서 대개 자신의 삶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은것같다고 한다. 물론 팩트체크가 되지않은 개인의 의견일수 있지만 나는 그 말에 공감하는편이다.



나도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즐겨했었다.

내가원하는대로 행동해도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그로인한 결과들이 나오는 GTA같은 게임들.

하고싶은건 웬만하면 해보려고 하는 나였지만 그에 따르는 비용과 책임과 시간을 감당할 수 없는경우가 많았기에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나 선택지가 많은 게임들을 찾아서 하곤 했다.


창업을 하고 나서는 게임에 손이 가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서일까?

아마 삶에 선택지가 많이 생기고 이를 실행하는것이 더 재밌고 필요해서 이지 않을까 싶다.


짧지만 공무원이던 때 나는 일에있어 선택지라는게 많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운 선택지를 아주 열심히 기획하고 만들어 냈어야 실행을 할 수 있었다.

그 선택지는 나에게 리워드로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 이후로 여러 선택지를 만들어 내지 않으며 일을 했다.

최대한 편하게, 쉽게


내가 열심히 일한건 내것이 되어야하는 사람이라는걸 알면서 공무원은 내 길이 아니란걸 알았다.



내 주변에서는 내가 창업을 하면서 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보지 않는사람들이 가끔 보인다.

주말도 없이 일하고 밤을 새기도하고 끼니를 거르기도하는데 돈은 제 때 못받거나, 못벌거나

여러 요인들이 내 삶을 팍팍하게 보이게끔 만든다.


사실 불안한것은 맞지만 내 삶의 질은 그 어느때보다 지금 높고 만족스럽다.


학생때는 내것을 하기엔 너무 물렀고, 몰랐다

회사를 다닐때는 늘 누군가의 디자인을 해주거나 누군가의 작품을 그려주었다.

공무원을 할때는 누군가의 일, 어딘가의 사업을 수월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창업을 한 지금은 내 것을 그리고, 내 것을 설계하고, 내 것을 만들어낸다.


살아온 어느 때 보다 내가 할 수 있는일을 했을 때 나에게 보상이 되어 돌아오는 선택지가 많아졌다.

이것이 내가 창업을 꼭 해야했고,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할 이유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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