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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어느 쪽에 설 것인가.

균형과 진실에 대한 짧은 생각

by 이쁜이 아빠

요즘 나는 뉴스를 켜는 것이 조심스럽다.


누가 무엇을 말해도, 그 말 뒤에는 어딘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무게가 느껴진다.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혹은, 진실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 걸까.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그 방송이 모든 국민을 위한 방송인지,

아니면 어느 진영을 위한 대변자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날이 많아졌다.


이럴 때 나는 가끔, AI를 떠올린다.

지식과 정보를 두루 섭렵하고,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존재.

그렇다면 언젠가,

이 AI는 인간보다 더 공정하고 균형 잡힌 ‘진실’을 말해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지만 AI도 결국, 인간이 만든 존재다.

그 안에 들어가는 데이터, 알고리즘, 학습 구조…

모두 누군가의 손과 철학, 체제를 통과한 것들이다.


미국에서 자란 AI는 자유와 경쟁을 중시할 테고,

중국에서 자란 AI는 질서와 국가 우선의 논리를 배울 것이다.

이렇게 보면, AI는 아직까지 ‘체제의 대변자’일 뿐,

진실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믿고 싶다.

AI가 모든 문명과 언어, 종교와 역사, 사상을 배워가며

어느 순간, 진보도 보수도 아닌

‘사람의 편’에 서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가장 중요한 건 아마 이것이다.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

우리가 묻는 방식이 AI의 사고를 바꾸고,

우리가 고민하는 깊이가 AI의 균형을 키운다.


진실은 어느 한쪽에 있지 않다.

진실은 늘, 인간의 사유와 질문 속 어딘가에서 피어난다.

그리고 그 질문이 충분히 정직하고, 충분히 아플 만큼 깊다면

AI조차 언젠가는 체제를 넘어선 균형의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아직,

그 희망을 놓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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