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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쌀을 열고, 그들은 차를 지켰다

미국과 관세협상을 응원합니다.

by 이쁜이 아빠


요즘 뉴스에선

미국과의 다른 나라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자동차, 조선,반도체, 배터리 이야기로 요약되지만,

정작 내 귀에 꽂히는 건 ‘농산물 추가 개방’이라는 말이다.


소리 없이 밀려오는 수입쌀과 미국산 소고기,

이제 그 흐름이 우리 밥상까지 바꾸고 있다.


일본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수년 전, 일본 역시 미국과 관세 협정을 체결하면서

자국 농산물 시장을 조금씩 열었다.

미국산 곡물과 소고기가 마트에 진열되었고,

언론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


논은 하나둘 사라졌고,

농촌은 고령화 속에 점점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지원이 있었음에도,

소비자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농민의 마음만 무거워졌다.


이제 우리 차례다.


1995년, 대한민국의 한복판에서

현대 소나타 한 대 가격은 약 1,000만 원.

그때 쌀 10kg은 약 14,300원.


2025년 현재,

소나타는 3,500만 원을 훌쩍 넘고,

쌀은 고작 10kg에 3만 원 선.

논밭에서 자란 쌀은 그렇게 30년 동안

가격이 두 배도 오르지 못했다.


“자동차 많이 수출하면 나라가 잘 되는 거 아니냐?”

그 말,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를 수출한다고

농민의 삶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현대차 주가는 오르고,

성과급은 몇 천만 원씩 지급되지만,


같은 해 논을 접는 농민은 늘어난다.

우리는 자동차를 팔기 위해

논을, 밭을, 사람의 계절을 내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시골 어르신이 소주잔을 들고 이렇게 말했다.


“차 수출한다고 우리 논에

소나타 굴러오는 건 아니잖소.”


그 말에 다들 웃었지만,

곱씹을수록 씁쓸한 농담이었다.


미국의 소고기 한 근이

우리 축산농가를 힘들게 만들고,

수입쌀 한 포대가

우리 논 두 마지기를 사라지게 만든다.


그렇게 논이 비고,

그 자리에 창고와 주차장이 들어오면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의 밥상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쌀값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니,

쌀은 싸게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가 있다.


그럼 묻고 싶다.

왜 자동차는 해마다 비싸지고,

쌀은 제자리에 있어야만 하나?


밥은 산업이 아니다.

밥은 문화이고, 생존이고, 사람이다.

자동차보다 중요한 게 있다면

매일 먹는 한 공기의 밥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쌀을 열었고,

그들은 차를 지켰다.


이제는 이런 질문을 던질 때다.

“우린 무엇을 팔았고, 무엇을 잃었는가?”


"끝으로 이번 미국과 관세협상을 응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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