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에서 시작된 유럽자전거 여행
2일차, 마르세유 올드타운에서
아침에 눈을 뜨니 지중해의 바람이 창문을 스치고 있었다. 오늘은 페달이 아닌 두 발로, 이 도시의 심장부를 걸어보는 날이었다.
먼저 향한 곳은 언덕 위에 우뚝 선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성당. 화려한 금빛 모자이크와 줄무늬 대리석 아치가 천장을 수놓고 있었다.
눈부신 황금빛 돔을 올려다보는 순간, 세속적인 시간은 잠시 멈추고, 오래된 마르세유의 영혼과 마주한 듯한 경건함이 밀려왔다.
벽면마다 걸린 작은 모형 배들은 이곳이 오랫동안 항구도시의 수호성당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성당을 나와 발길을 옮기니, 멀리 구항(뷰포트, Vieux-Port) 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스트가 높이 솟은 요트와 배들이 항구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바다 위에는 은빛 파문이 잔잔히 퍼져나갔다.
어부들이 그물을 손질하는 풍경과, 여유롭게 항구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 도시의 오래된 일상을 보여주었다.
점심 무렵, 올드타운의 노천 카페에 앉아 마르세유산 맥주를 시켰다. ‘라 카콜(La Cagole)’이라는 이름이 붙은 병에는 이 도시 특유의 낭만이 담겨 있었다. 땀방울이 식어가는 순간, 한 모금의 맥주는 그 어떤 보상보다 달콤했다.
다시 올드타운 골목길을 걸으니, 오래된 건물의 붉은 지붕과 벽돌, 그리고 바다로 향하는 골목의 경사가 하나의 풍경처럼 이어졌다.
위쪽 언덕에서 내려다본 마르세유는 마치 회색빛 바다와 붉은 도시가 어깨를 나란히 한 그림 같았다.
이 날은 장거리 라이딩 대신, 한 도시의 숨결을 온전히 느낀 하루였다. 페달은 밟지 않았지만, 발걸음 하나하나가 새로운 여행의 첫 장을 여는 기록이 되었다.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이 도시에서 시작된 여정은 앞으로 이어질 길 위에서도 나를 지탱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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