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할까말까 망설이다 당분간 사진이나 올리려 한다

by 틈새의 땅

지난 8월 브런치 승인을 받았을 때만 해도 나름대로 즐거웠던 것 같은데 요즘은 왠지 글로던 말로던 뭔가를 떠들고 듣는다는 게 몹시 피곤하고 의미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브런치를 포함한 티스토리- 브런치 가입하려고 티스토리로 카카오 계정을 열었었다. 그래서 티스토리에는 달리기나 자전거를 타면서 또 게임을 하면서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가끔씩 올린다-를 그만둘까말까 생각 중이다. 온라인을 타고 끊임없이 흐르는 검증되지 않는 정보들. 소음 수준을 넘어 공해다. 또 그걸 이용해 알고리듬이라는 명목으로 확신할 수 없는 정보들을 긁어 모아 분류하고 상업화해 돈벌이 하는 앵벌이 왕초 거대 자본주의 테크 회사들. 혹여하는 마음으로 가망 없는 희망을 놓지 못하고 영상으로든 텍스트로든 온라인 컨텐트를 올리는 수많은 사용자들. 이젠 거부할 수 없는 추세지만 현재 또 앞으로도 인간의 삶을 여러 면에서 위협할 AI기술의 소스를 결국 우리가 자발적으로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다. 그 개미사용자의 일원으로 브런치를 하는 게 사이버 공해에 일조하는 것일 뿐 별 의미가 없다는 자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중에야 어떻게 할지언정 일단 달리기나 자전거를 타면서 찍은 자연 사진이나 올리기로 했다. 사람 아니 적어도 나에게는 자연은 늘 변함없는 마음의 평화를 주니까. 순간의 한컷 자연사진이 혹 누군가의 눈에 띄게 된다면 피곤한 마음에 단 일초나마 위안과 평화를 선사하기를.


지난 1월에 내린 눈이 녹질 않아 내내 자전거도 달리기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거의 한 달을 주말엔 방구석에 틀여 박혀 Cyberpunk 2077 게임만 했다. 넘 좋아하는 게임이라 이번 세일기간을 통해 무한 액세스 확장판 구입했고 세 번째 플레이다. 결정적인 분기점에서 내 선택에 따라 여러 개의 엔딩이 존재한다. 모든 엔딩을 다 보고 싶어 시간 날 때마다 플레이하는 데 플레이할 때마다 그리 멀지 않은 우리의 슬픈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착잡하다. 어쨌거나 지난주부터 조금씩 풀린 날씨로 눈이 많이 녹았고 그래서 엊그제는 드뎌 16킬로 달리기를 했다. 2월 초가 되면 달리기 하는 코스에 매년 같은 장소에 크로커스와 수선화가 피는데 올해는 꽁꽁 얼어붙은 눈 때문에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아직 군데군데 눈이 쌓여있긴 했지만 그 코스를 따라 무작정 달렸다. 크로커스는 아직 피지 않았는지 보이질 않았고 수선화는 작년 같았으면 활짝 피어올랐을 텐데 이제 겨우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수선화싹을 보니 너무 반가웠고 기분이 좋아졌다. 꽁꽁 언 땅을 뚫고 싹을 피우는 그 생명력이란.


daffodile.jpg
daffodilebud.jpg
crocusbud.jpg
crocusbud-2.jpg


작가의 이전글브런치의 독서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