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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스카 Nov 16. 2018

보편적인 것들에 대한 단상

파랗게 멍든 시간들.1

보편적인 것들이나 평범함에 대한 동경이 생겨버린다. 보편적임에서 벗어나 있는 삶을 살아와서 그런탓일까. 어릴적부터 남들과 같은게 싫었다. 남들 관심 갖지 않는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고, 남들이 하지 않는 게임을 하며 나의 세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 독특한게 재미 있고, 그러다보니 예술이 좋아지고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 내가 예체능에 종사하고자 하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 거겠지.

사실 나는 많은 부분에서 비틀려있음을 느낀다. 작품을 보았을 때 칭찬보다 비판이 먼저 나온다. 그럼에도 선은 지키려 노력한다. 비난만큼은 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쓰는 글도 누군가에겐 평가를 받을거니까. 그저 칭찬이 먼저 나오지 않는다는건 내가 긍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장점만큼은 인정하고자 한다. 그래서 평가를 정리할때 아쉬운점과 그럼에도 잘한 점으로 나누어 이야기 하는거겠지.

하던일을 마무리 할 때 잠시 쉬자고 마침표를 찍어버리면 그대로 끝이 날까봐 쉼표만 이어지는 일상이다. 마무리를 지을 수가 없다. 이 작업 이후에 또 다른 작업들. 정해진 시간표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어지는 일상들. 어쩌면 내가 평범했다면, 그랬다면 달랐을까. 평범해지는게 두려웠는데 이젠 달라지는게 더 무섭다. 남들과 같을 수 없을까봐. 나만 이 흐름에서 내려야 할까봐. 남들과 같아지면 당연하게 마주 할 수 있는 안정감인데 그러지 못하는게 두렵다.

남들과 똑같이 대학을 졸업하고 똑같이 입사를 하고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면 분명 질리겠지. 하지만 안정감만큼은 있겠지. 불안하고 위태로운 외줄타기가 필요 없겠지. 어쩌면 이 외줄또한 줄서서 타야하는 것인데. 줄 서는것부터 배워버린 어린시절. 어쩌면 내가 줄을 잘못 섰다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였을까. 지나고 나면 더욱 성장하기 위한 아픔이라고, 그렇게 느끼지만 나는 아직 어린애 같은데. 그러면 이 아픔은 그냥 고통인걸까.

분명 나는 즐겁고 이 작업을 통해서 나를 드러내는 일들이 행복하다. 그런데 왜 자꾸 안정감을 가지지 못하는 걸까. 나의 행복과 목표가 어쩌면 나에게 짐이 되어버린 걸까? 계절이 차게 식어가는 요즘, 하얗게 차오를 겨울이 두렵다. 나의 고민이 정리되지 않는다면 이 겨울은 많이 시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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