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게 자라는 엄마의 기록

나는 왜 이렇게 느린 걸까?

by 서봄

어른이 되기 전, 나는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계획하지 않았고, 준비할 시간도 없었던 어느 날

우리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혼은 했지만 여전히 서툴렀던 스물여덟 살의 우리는
아이를 키우며 어른이 되어가야 했다.

아이의 하루는 분명히 자라고 있었지만
그 옆에서 나는 자주 멈춰 섰다.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도 늘 헷갈렸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시간을 숫자로 기억하게 되었다.
100일, 18개월, 네 살, 여섯 살.
특히 18개월은 하루가 아니라
열여덟 번쯤 무너졌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 시기를 나는
‘18181818’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잘 키운 아이의 기록이 아니다.
그보다는 쑥쑥 크는 아이 곁에서
한 박자 늦게, 더디게 성장했던
엄마의 이야기다.

그 시절 나는
무엇은 끝까지 해주었고,
무엇은 하지 않으려 애썼다.
지금 돌아보면 더 해주고 싶었던 것들도,
미처 알지 못해 아쉬웠던 선택들도 있다.

이 기록이
정답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거나
이미 지나온 누군가에게
“당신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말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를 키우며
나는 비로소 나를 배우고 있다.
이 책은 그 더딘 성장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