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로비에 앉아 글을 쓴다
조금은 다르게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으로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맥북을 키고 글을 쓰려고 한다. 사실 나는 3주 뒤 퇴사를 앞두고 있다. 그래서 좋은 습관을 미리 들여놓지 않으면 백수가 된 이후에 내 삶의 루틴이 뒤죽박죽일 것 같아서. 퇴사를 한 이후 나의 게으름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아침마다 짧게나마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려한다.
사실 요즘 내 마음은 굉장히 싱숭생숭하다. 내가 몸담고 있던 어느 곳도,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마무리가 그렇게 썪 유쾌하지 않은 마무리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좋게좋게 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복잡하고 꼬여있는 상황들이 있다. 그런데 그저 좋은게 좋은거라고 덮어두고 서로 지나갈뿐이었다.
참 무엇인가 마무리를 잘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 의도와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다만 이 모든 결과에 내 몫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은 내가 상황을 키운 것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미숙했고 어쩌면 나와 오래 갈 인연이 아니였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뒤돌아보면 후회가 되는 지점도 있지만 나로서 어쩔 수 밖에 없었던, 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기도 하다. 내가 마주한 곳이 정말 나와 많이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고 거기서 나는 어쩌면 모난 돌이었을거다.
사실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만남 속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늘 유쾌하거나 즐거운 경험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쳐가는 인연이 될지도 모르는 인연들과 있었던 모든 크고 작은 일들을 기억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그 기억들이 나를 자꾸만 앞으로 나아가기를 방해한다면 더욱 더 끊어낼 필요가 있겠지. 아마 시간이 가면 자연스럽게 사그러들겠지만 아직은, 아직은 아닌가보다.
이런 내 수준과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면, 원치 않는 헤이짐과 끝 앞에서 나를 좀 다독여주고 싶다. 어느 곳을 떠나가는 것은 늘 유쾌하지만은 않은 경험이니까. 속상해해도 되니까. 나의 어리석었던 시간들을 반성하고 자책하되 힘들고 어려웠던 마음들도 다독여주는 것까지가 내 몫이니까. 조금은 천천히 이 시간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또 그려질 새로운 시간들을 기분좋고 유쾌하게 시작하고 싶다. 최근에 읽었던 글로 마무리 한다.
'Everything is happening for you, not to you. I will make lemonade out of these le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