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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Apr 22. 2021

모든 것은 변한다.

최근에 친한 언니랑 같이 밥을 먹으면서 나눴던 이야기가 있다. '나는 늘 사람들과 둘러싸여 있었고, 그 안에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인데 지금 혼자 일하는 이 환경이 나에게는 너무 낯선 것 같아요.'라고 했더니 언니는 '나는 늘 인생은 혼자라고 말해왔는데 최근에는 그래도 함께 가야 하는 거라는 걸 배우는 중이야'라는 대화였다. 

나는 늘 어디 가나 사람들이 모이고, 또 모으고 그 안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주변에 사람이 많은 편인데, 언니는 딱 어느 정도의 관계까지 깊이 나누고 그 외에는 어느 정도의 선을 두고 지내는 편이었다. 그리고 나를 만나기 전까지 (언니 말로는) 함께보다는 혼자가 편했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나는 서른 하나인 지금,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과정을 지나면서, 누구의 도움과 조언도 단지 조언일 뿐 선택에 따른 모든 부담과 책임과 대가는 스스로 치러야 한다는 그 생각이 들어 '인생은 역시 혼자야'를 외치고 있고, 언니는 '그래, 인생은 혼자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살아가는 것 같아'를 외치고 있다. 

각자 주어진 삶의 타이밍에서 느끼고 깨닫는 것이 있다. 그리고 어쩌면 서로에게 필요한 교훈일지도 모르겠다. 늘 함께였던 나는 조금 혼자 떨어져 지내는 법을, 나와 가까이 지내는 법을 알았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고, 늘 인생은 혼자라 외쳤던 언니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 안에서 또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인생은 혼자다'라는 구호보다 '따로 또 함께'라는 구호(?)를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에게 기대어서 가니까. 인생은 때때로 혼자이지만 그래도 곁에 누군가 없다면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문득, 홀로 있는 한 달 동안. 그 어느 때보다 혼자인 지금 이 시간을 통해서 내가 어디에 있어야 더 에너지가 나는 사람인지, 움직이는 사람인지를 또 배운다. 각자 인생의 타이밍에 깨닫게 되는 교훈을 차곡차곡 잘 쌓아가야겠다. 그리고 다시 함께함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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