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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Aug 01. 2021

사랑은 받았는데 느끼질 못했던거지

여행하며 만난 멘토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훅'하고 들어온 말 한마디가 나에게 굉장히 큰 여운으로 남았다. 사실 나는 참 많은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에 목매여 살아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나를 깎아 내리기도 했고, 때로는 으스대기도 하면서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아오느라 참 열심이었다. 의도적인건 아니였는데, 멈춰서 생각해보니 그랬다. 때때로 내가 원하는 것에 도전하고 모험하기도 했었지만 그조차 나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애씀이었다. 

내 삶인데 내가 주체가 아니고 어딘가 끌려가듯이. 내 안의 목소리를 존중하기보다 외부의 자극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렇게 살아왔다. 내 목소리를 들으려고 했던 순간들은 방향을 잃고 너덜너덜해졌을때 즈음이라서 그때는 번아웃. 내 목소리가 너무 희미해진 상태라 또 온전히 들을 수 없는 그런 상태였다. 

인정받음과 사랑받음은 다른거라고 하셨다. 인정, 너무나 중요하지만 사랑을 받는 경험, 안전함을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셨다. '살아있음'의 기쁨을 누릴 줄 알면, 나와 타인을 더욱 더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다고. 경쟁자로 보지 않고, 그저 옆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 된다고. 

그리고 나 또한 마찬가지라고. 사랑을 받고 있음을 충분히 느낀다면, 누군가의 인청과 칭찬을 받기 위해 나를 더 나은 모습으로 포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저 있는 모습그대로, 나다움을 유지한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셨다. 

나는 생각해보면 늘 '사랑을 받을 줄 모른다'라고 말을 해왔지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가족의 사랑도, 친구들의 사랑도. 언젠가 친구가 나를 아끼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 옆에 있는 친구들도 보고 느끼는 사실을, 나는 '사랑이 뭐에요?'이러고 있었으니. '과분하구나' 이러고 있었으니, 얼마나 스스로를 작게 여겼던걸까. 

사랑, 너무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작은 관심과, 차려주는 밥상, 물어주는 안부, 그리고 따뜻한 인사말과 허그. 별 것 아닌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가 사랑과 관심의 표현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나는 늘 배불리 먹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다. 

이제는 사랑을 조금은 알 것 같으니 누군가 나를 통해 사랑을 누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렇게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사랑을 받고 느끼고, 누릴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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