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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Aug 02. 2021

마음을 새롭게 먹는건, 내 자유

틀을 벗어나야 해

2021년의 절반이 넘게 지나가고, 이제 8월이다. 이렇게 불타는,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곧 9월이 오겠지. 아마도 올해는 9월도 더울 것 같지만. 그래도, 여름을 무진장 싫어하기에 어서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이미 마음은 가을을 마중하고 있다. 여름을 두고 누군가는 싱그러운 계절이라고들 하는데 싱그러운 것보다 습습한 게 더 크게 느껴지는 올여름은 유난히도 길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제주에서 5월과 6월, 두 달을 보내고 돌아온 나는 여름만 4개월째 보내고 있는 기분이다. 

8월을 시작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고민했다. 그리고 내린 결정은 제주도 사진집을 만들기 위해 인디자인 관련 책을 사고 프로그램을 구입했다. 이제 말을 뱉었으니 지켜야 하고 올해 나와의 약속이니 이 또한 중요하다. 그래서 늘어진 마음을 다시 다 잡고, 아침 7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판매를 할지 선물로 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시간을 들인 만큼 이번 결과물이 나에게 또 새로운 의미를 가져다줄 것이라 믿는다. 부디 흐지부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창문 밖으로 마주하고 있는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을 보면서 생각한다. 누구나 걷고 있는 출퇴근 길이 아닌 그 밖으로 벗어나 있는 내가 뭔가 정답이 아닌 오답을 찍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다가도, 세상엔 정답이 없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기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고 나도 지금은 그 삶을 선택한 것이라고.
 
조금만 시선을 다르게 해서 생각해보면 직장에 오랜 시간 동안 몸을 묶어 둬야만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으며, 회사 밖에서 자유롭게 일을 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많을뿐더러, 이미 그렇게 살아가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어쩌면 한 번쯤은 이 시점에서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재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남이 아닌 내 안의 목소리를 듣고 선택한 것이니 이 선택이 또 나에게 값진 시간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만들고 싶다. 

정답처럼 여겨지던 삶의 반경을 벗어나 멈춰있는 동안 생각한다. 나는 내 시간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세상의 소리와 속도에 이끌려가고 있는지. 그렇다면, 내가 가진 능력 중에 내세울 만한 것들은 있는지. 다른 사람이 듣고 싶어 할 만한 '나의 이야기'가 있는지. 

그래서 그 이야기를 찾아가기 위해 제주의 사진집으로 채워보려고 한다. 나는 누구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8월 한 달. 나의 목표다. 하고 싶다고 말만 해오고 늘 미뤄왔던 일을 위해 더 시간을 번 것이니까. 헛되지 않게 아껴서 써야겠다. sns도, 만남도 잠시 뒤로하고 오롯이 나의 걸음을 되짚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쓰려고 한다. 천천히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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