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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Aug 19. 2021

부모는 위대하다

오늘은 친구들 중 결혼한 친구들 둘을 만났다. 한 명은 16개월 된 아들 하나, 한 명은 19개월 된 딸 하나를 키우고 있었다. 함께 만나서 집에서 밥을 먹고, 놀고, 재우고 하는 모든 과정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 '부모는 위대하다'라는 것과 '나는 어떻게 애를 키울까'하는 생각이다. 물론 '낳으면 다 키우게 되어있다'라고 하지만 사실 나는 그 말을 잘 믿지 않는다. 낳아서 잘 못 키우는 부모가 분명히 있다. 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세상에 모든 부모가 다 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 안 통하는 아이들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떼씀과, 엄마와 떨어지려 하지 않는 아이의 떼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이 뒤집힐 것 같은데, 친구는 밥을 먹다가도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아이의 크고 작은 신호에 다 반응하며 모든 것이 아이의 위주로 움직인다. 그런 모습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 싶다.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잠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밥을 해서 먹이는 것, 기저귀를 가는 것, 아이와 함께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것 이 모든 과정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의 밑바닥을 보게 된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꼴 보기 싫다는 거라나. 

그러면서도 자기 자식을 그렇게나 이뻐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식이 뭘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나도 문득 그 세상이 궁금해진다. 결혼을 하면 모두 어른이 된다는 그 말은 그렇게 동의하지 않지만,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느낄 수 없는 많은 감정들을 느끼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희생하는 일, 사랑하는 일, 자기의 목숨과도 맞바꿀 수 있는 자식을 낳아 기른다는 것. 문득 궁금해진다. 

4시간 정도 같이 있다 나왔는데 너무 졸린다. 에너지가 넘치는 두 아이의 에너지를 감당하고 오니 완전 넉다운인데, 하루 종일 함께 하는 부모는 어떨까. 생각만 해도 너무 신기하고 대단하다 내 친구들. 그런데 내 친구들이 걸어온 길을 우리 부모님이 걸었고, 그래서 내가 살아가고 있다. 엄마 아빠한테 감사함을 느껴야 하는데 또 그렇게는 잘 안 흘러가네 껄껄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대충 예상한다. 나도 저렇게 컸겠구나. 나도 누군가의 소중한 존재이구나. 누군가의 수고로움과 희생으로 이렇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어버이날, 부모님 생신, 여타 기념을 아주 성실하게 잘 챙겨야겠다고 다시 다짐한다.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도 아끼지 않아야겠다는 것도. (오늘로 끝나는 건 아니길) 

아 그리고 생각한다. 나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언젠가는 예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물론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정을 꾸려 함께 살아가는 이들, 든든한 울타리가 있다는 것은 참 따뜻한 삶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이 들어서 혼자 늙고 싶지 않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싶다. 행복하게 사는, 적어도 불행하게 살지 않는 친구들을 보니 이런 마음이 든다. 참 다행이다. 하하. 

공동육아 후, 이제 내 할 일을 시작한다. 피곤하니 빨리 끝내야지. 하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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