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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Apr 19. 2022

투애니원 코첼라 무대가 꺼내 준 나의 동심

며칠 전 미국의 최대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 투애니원이 다 함께 무대에 오른 모습을 봤다. 6년 만의 재결합, 나도 반가웠다. 18살,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빅뱅과 함께 등장한 투애니원은 정말 파격적이었다. 


의상과 스타일, 노래까지 마치 여전사를 떠올리게 하는 당당하고 당찬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에에에에에에에에~하며 fire을 라이브로 완창 했다. 컴백곡뿐만 아니라 수록곡들도 너무 좋아서 금세 팬이 되었고, 노래방에 가면 나는 씨엘이 됐다가, 박봄이 됐다가, 공민지가 됐다가, 산다라 박이 되었다가. 나의 십팔번에는 늘 투애니원의 I'don't care 가 있었고, 분위기를 띄울 때면 fire가 있었다. 어쨌든, 코첼라 무대를 보고 애플 뮤직에 들어가 투애니원을 검색하니 추억의 노래들이 펼쳐졌다. 그리고 관련 가수로 빅뱅을 누르고 들어가니 나의 중고등학교, 대학교 시절까지 때마다 즐겨 들었던 노래들이 그대로 있었다. 


덕분에, 나는 10시가 다 된 저녁에 14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그런 거 있지 않나.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를 들었던 장면들이 떠오르는 것. 이들이 세상에 등장했던 시절에 나는 중2, 고2였으니까 투애니원 노래를 들으며 수학여행을 떠났던 시절, 고3 때 공부 안 하고 내가 무슨 박봄인 줄 알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던 시절, 노래방에 가서 투애니원과 빅뱅 노래를 부르며 흥을 올렸던 순간들이 촤라라락 떠올랐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91년생으로서 나의 때에 유행했던 곡들을 하나 둘 찾아 떠났다. 괜스레 기분이 몽글몽글해졌다. 세속에 찌들 지금과는 사뭇 달랐던, '흥'이 너무나도 많았던 그때의 내가 너무 그리워졌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문득 보고 싶다. 나와 함께 노래방을 가고, 각자 파트를 정해서 돌아가며 놀았던 그 모든 순간이 기억이 난다. 노래방을 참 좋아했어서 정말 자주 갔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멀어졌는지 먹고사는 게 바빠 좋아하는 것들로부터 조금씩 멀어졌다는 게 조금은 아쉽다. 그래도, 고맙게도. 투애니원이 완전체로 모여준 덕분에 나는 오랜만에 기분 좋게 시간여행을 했고, 현실로부터 잠~시 떠나 잊고 있던 나의 동심을 잠시 되찾을 수 있었다. 하, 아직 끝나지 않은 밤. 내 귀에는 아직도 GD와 CL이 함께 부른 노래가 흐르고 있다. 오늘 밤, 잠은 다 잤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나는 내일 출근하지 않는다는 것. 나 다시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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