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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May 22. 2022

그간 쌓여있던 기록을 정리하며

이제 산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은 노트북의 용량이 거의 다 되었다며 알람을 울렸다. 노트북에 문서 밖에 없어서 그렇게 많은 용량을 차지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싶었다. 이때다 싶은 마음에, 바탕화면에 널브러진 파 일드로 폴더링 할 겸, 시스템에 들어가 당장 필요하지 않은 데이터부터 없애기 시작했다. 


가장 큰 용량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사진'이었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기본적으로 용량이 큰 데다가, 제주에서 한 달 반 정도 찍어놓은 사진들을 압축한 파일만 해도 40GB가 넘어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하나 둘, 그냥 쓸데없이 만들어 놓은 폴더와 사진들을 정리하고 정리하고 지우고, 여러 번 반복되어 저장되어있는 폴더를 정리하고 나니 무려 78GB라는 용량이 살아났고, 다시 노트북은 깨끗해지고 빨라졌다. (기분 탓인가)

사실 그때 그때 정리하면 될 일인데 그걸 그렇게 미룬다. 사진 정리해야지, 폴더링 해야지, 필요 없는 문서는 지워야지 하면서도 '나중에', '나중에'하다가 결국 문제 아닌 문제가 생기 고나서야 그때서야 비우고 정리를 한다. 그때그때 하면 안 되냔 말이다. 


어찌 되었든 그렇게 맥북을 정리하고 나서, 가지고 온 카메라 속 사진들도 모두 지워버렸다. 필요한 사진들만 휴대폰으로 옮겨놓고, 나머지는 모두 리셋. 다시 0이 되었다. 그간 미뤄두었던 숙원사업을 다 정리하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이제 남은 것은 휴대폰. 


곧 휴대폰을 바꾸러 갈 예정인데, 예전에는 기존의 사진과 정보들을 모두 가지고 왔는데 이번에는 전화번호와 메모장 빼고는 다 두고 오고 싶다. 앞으로 다시 처음부 더 깨끗하게, 진정한 새 폰으로 거듭나(?) 새로운 추억과 만남과 사람들로 하나둘 채우고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 


무엇인가 자꾸만 비워내고 정리한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를 새롭게 채워가기 위한 과정 이리라. 늘 꽉꽉 채워야 만족을 누리는 삶이지만, 가끔은 비워내고 정리하고 털어내야지 또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매해 느끼고 또 느낀다. 


과거를 소중히 여기지만, 결국엔 중요한 건 지금이다. 그래서 지금을 위해서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의 시간을 또 잘 살아가야 하겠지! 뭐가 이렇게 거창하냐, 용량 정리 좀 했다고 또 삶을 논하는 거야! 

푸르른 창, 더운 날씨에 이렇게 스타벅스에 앉아 누가 읽어주기를 바라기보다, 그냥 글을 쓰고 싶어서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요즘 나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나 할까. 이제 나가서 휴대폰 가게로 갈 예정. 과연 나는 오늘 스피커가 되지 않는 이 휴대폰을 뒤로하고 새로운 것을 맞이 할 수 있을 것인가! 궁금하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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