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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May 29. 2022

알고 보니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

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어느 때처럼 사진을 찍고 수다를 떨었다. 그런데 대화를 하던 도중 친구를 한번 인터뷰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인터뷰를 제안했고 흔쾌히 '오케이!'를 외쳐준 친구 덕분에 인터뷰를 하게 됐다. 


약 7년간 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친구를 보면서 늘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부럽다고 생각했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성실하고 꾸준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큰 귀감이 되어주었다. 뼛속까지 엔프피인 나는 궁금한 것은 해봐야 하고, 더 솔직히 말하면 정말 나의 업을 찾고 있는 과정을 지나느라 서른둘이 된 지금, 다시 취준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무엇인가 자기의 업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나는 언제쯤?'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런데 친구와의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 것 하나는 각자 다른 삶을 살며 다 각자의 고민이 있다는 것이었다. 은행원이라는 직업이 좋아하거나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기보다, 해야 해서 선택했던 것이기에 이제는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편안함과 안정감을 내려놓고 도전하는 데에 용기가 필요하다는 얘기까지도 말이다. 


친구가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어 하는 일은 정말 친구스러운 일이었다. 호기심도 많고, 관심사도 다양하고, 옷도 잘 입고 뷰티에 관한 정보도 많은 아는 친구여서 은행원으로서만 살다 가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마침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나는 몹시 반가웠고 당장이라도 도전해보라고, 응원한다는 말을 건넸다.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에, 새로운 것을 선택함으로 생기는 기회비용 사이에서 몹시 고민하는 친구 앞에서 나는 응원의 말과 용기를 실어주고 싶어서 그간 내가 나름 모험을 했던 과정과 배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자기 다운 일을 찾아가는 그 헤매는 과정을 꼭 잘 지나고 넘겨서 내 친구가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생각했다. 친구에게 건넨 모든 말은 결국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말이었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니 조금 더 무모하고 간절하게 뛰어들어보라고, 사람들의 눈치와, 지금 당장의 수익에 연연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고. 용기를 내라고.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조언이랍시고 친구에게 건네었던 게 아닐까 싶은 거다. 


나이 서른둘을 지나면서도 아직까지 나의 길과 꿈을 찾아가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주변의 친구들은 하나 둘 결혼을 하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나의 꿈이나 비전, 나의 직업을 찾겠다고 있는 것을 보면 가끔 '현실감각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하루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나에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 나의 일로 누군가의 삶을 이롭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나의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빠른 시기인 지금, 모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친구에게도 건네었던 것처럼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는 게 사람이니까. 조금 더 나의 한계를 제한하지 말고, 이제껏 내가 걸어왔던 길을 가치 없게 여기지 말고. 좋아하는 것으로 행복하게 일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꼭 그렇게 될꺼다. 다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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