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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su Jul 11. 2021

정말 비즈니스석을 타볼 수 있을까?

제주가 생각났던 어느 날

Madrid

삼 년 전 오늘 스페인행 비행기에 올라탔다는 사실은 sns 알림을 보고 알았다. 배낭을 싸고 푸는 일이 꽤나 익숙한 과거였는데 점점 배낭을 싸는 일에는 큰 용기와 많은 포기들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그런 나의 모든 상황들이 항상 서글펐다. 그렇게나 좋아하는 여행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오를 때마다 너무 괴롭기도 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일에 위로를 받지만 그 모든 영감들이 여행으로부터 자연으로부터 내게 전해져서 모든 위로의 통로가 끊긴듯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엊저녁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여행 얘기에 바로 눈물을 쏟아버렸다.


그에게 항상 여행을 야기했던 이유는 인간은 애초에 자연으로부터 왔기에 그것들로 하여금 위로받고 치유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끝내주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반짝이는 윤슬을 함께 보면서라도 세상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고 내가 그것들을 보고 바뀐 것이 많으니 당신도 그것들로 하여금 잠시라도 미소 짓고 위로받으라고 그리고 이 세상엔 정말 많은 우리와 다른 것들이 있으니 틀림과 다름을 명확히 구별하면서 그렇게 살아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_종일 아무 색이 없는 하늘이 머리 위를 맴도니 푸른 하늘이 그리운 하루였다. '밖에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래도 비는 안 와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려는데 창문 새로 빨간빛이 들어왔다. 노을은 비칠 틈이 없는 하늘에 온통 구름뿐이라 에이 설마 하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는데 너무 이쁜 노을이 하늘에 그려지고 있었다. 제주에 다녀온 뒤로 꽤나 오랜만에 보는 정말 붉은 노을이었다. 하늘에 정신을 팔려 사진을 찍다가 그를 불렀다. 노을은 무슨 노을이냐던 그가 붉게 물든 하늘을 보더니

‘와 진짜네- 이거 보고 있으니까 힐링되는 거 같다.’라는 말을 했다.

_제주에 다녀와서는 자연에 자연에 조금씩 관심을 보였던 그였다. 종일 침침했던 하늘이었는데 결국 이쁜 하늘을 함께 봤고 듣고 싶었던 말을 들었다. 제주를 다녀오고 29살이 돼서 22살 친구들과 학교를 다니니 많은 부분에서 정신적으로 정말 힘든 최근이었는데 자연을 보고 힐링이 된다는 그의 말이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자연을 보면서 그 또한 무언가를 느낀다는 사실이 오늘 점심 감자탕을 먹으면서 이야기한 우리의 미래가 절대 헛된 것들이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사지도 못할 거 가끔 비행기 비즈니스석 리뷰와 금액을 보고는 하는데  ‘나는 죽기 전에 저 비행기를 타볼 수 있을까’라는 말에 연신 내 표정을 살피더니 오로라 보러   타볼까?’라는 그의 대답과 제스처가 너무나 나를 위한 거 같아서 너무 비싼 터라 탈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그 마음이 어여쁘고 고마웠다.


 나는 젊을  멀리 다니고 동남아처럼 가까운 나라는 늙어서 다니고 싶어근데 비행기 비즈니스석은 멀리    거야맛있는  많이 먹어야지.’라고 말했더니 그는 내게  ‘그러자’라고 했고

덤덤히 당연한 듯 한 그 대답이 너무 포근했다.


우리 북유럽에 갈 때 정말 비즈니스석을 타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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