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랑 달라요

-속은 생각보다 연약하답니다. 위장에 염증이 있다네요.

by 최혜정

02

오전 10시 30분, 위내시경 검사가 예약돼 있는 날.


지난주 국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근처 종합병원에 갔더니, 위내시경 검사는 이미 예약이 다 찼다며 나머지 검진만 하라기에 일반검진과 구강검진, 유방암 검진만 받고 돌아왔다. 한 번에 다 해결하려고 벼르고 별러 일부러 종합병원으로 갔던 건데, 게으름 피우다가 12월 마감 직전에 건강검진을 하려니 결국 귀찮은 일이 생겨버렸다.ㅠ.ㅠ 할 수 없이 동네 내과에 위내시경 검사를 예약하고 오늘 오전 10시 30분에 방문했다. 여기도 역시나 인산인해다. 나처럼 뒤늦게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사람, 감기 증세가 있는 아기, 혈압약을 타러 온 할머니... 대기인원이 10명이 넘어가는 와중에, 그래도 예약을 한 덕에 11시 좀 넘은 즈음에 검사를 받게 됐다. 다행이다.


검사는 수면 내시경으로 예약했는데, 역시나 이 수면마취제는 나랑 잘 안 맞는다. 속이 느글거리고 머리도 아프고 컨디션이 바닥이다. 순식간에 잠들어버려 검사받은 기억은 전혀 없지만, 깨고 난 후에도 약간의 불쾌감과 어지럼증이 남아 있다. 눈을 뜬 후 밖으로 나왔더니 간호사 선생님이 원장님 상담 후 집에 가라는 말을 전한다. 원장님은 심하진 않지만 위염 증세가 있으니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약을 먹으라며 일주일분의 위장약을 처방해줬다. 그동안 증세가 없어 생각지도 못했는데 내가 위염 환자(?)라니...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곤 속을 알 수 없다.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속은 이런저런 이유로 곪아 있을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당분간은 건강식만 먹으며 속을 잘 달래줘야겠다.

아, 근데 어쩌지? 금요일이 대학 시절 절친들과 함께하는 송년회 날이네... 술을 좀 자제해야 되려나? 간만의 음주인데 제기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글 쓰기 싫어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