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다

-내 생각이 맞는지는 의심하되, 나 자신을 의심하진 말자!

by 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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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은 언제나 '확증편향'으로 흐르기 쉽다. 내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기 쉽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어떤 하나의 사안에 대해 이미 그럴 것이라 단정적 결론을 내린 후 판단하게 된다면 그 판단은 오류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그러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내 생각이 과연 맞나?' 다각도로 점검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아들은 학교에 가면 공부는 뒷전이고 내내 자다 올 때가 많다. 학교 공부엔 관심이 없고 음악 공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어서다. 그걸 본 같은 반 아이가 걱정하는 척 비난 섞인 말을 했나 보다. 어느 날 아들이 뿔이 나선, "엄마, 우리 반 애가 나한테 자꾸 '넌 밤에 뭐 하길래 맨날 학교만 오면 자냐? 그렇게 맨날 자니까 성적이 바닥이지', 이러는 거야. 너무 화나. 나랑 별로 친하지도 않고, 자기도 별로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럴까?" 이러길래, 이런 말을 해주었다. "'넌 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런 말을 해? 내가 학교 가서 자는 거 우리 엄마도 알지만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데...' 이렇게 말하렴. 널 제일 잘 아는 엄마도 안 하는 말을 친하지도 않은 애가 하는데,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안 돼."


아마도 아들은 공부 시간에 자는 게 떳떳한 일이 아니라 화가 나는 데도 반박을 못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더 울화가 치밀었겠지. 물론 공부해야 할 곳에 가서 잠만 자다 오는 게 잘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은 두 가지를 다 잘하긴 힘들다.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는 건 당연하다. 오히려 잘못은 남의 삶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니 저러니 하는 거다. 아들에게 그런 말을 한 아이도 아직 어리고 서툴러서 관심을 그렇게 비딱하게밖에 표현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말을 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고 타인의 삶에 개입하는 건, 부모 자식 간에도 가급적 삼가야 하는 일이니까. 하물며 친하지도 않은 같은 반 아이가 그런 말을 하는 건 어이없는 일이랄 밖에.


내 얘길 들은 아들의 한 마디. "그러네.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도 가만있는데 왜 걔가 난리람?"




가끔 친한 척하면서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겐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다.

당신의 생각이 정말 맞나요? 맞다고 확신하세요?


나의 생각이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수시로 의심해 보는 것. 내 삶의 중요한 가치 원칙 중 하나다. 단, 생각은 의심하되 나 자신을 의심하진 말자. 나를 의심하는 건 나의 자존감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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