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밥 안 먹는 아기 반찬 만들기
요즘 야근이 잦다. 야근이 잦은 만큼 와이프는 혼자 13개월 다온이에게 삼시세끼 밥을 먹이느라 힘들어한다. 이쁜 딸이 밥을 잘 안 먹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야근 후 집에 간다는 문자를 보내니 어김없이 다온이가 저녁을 안 먹는다고 답장이 온다. 잠깐 마트를 들려서 휙 둘러보는데 *메 함박스테이크가 눈에 들어온다. 혹시 먹으려나 싶어 얼른 장을 봐서 집으로 갔다.
오~~~ 밥과 함박스테이크를 먹는다.
딱 5번이었지만......
좀 더 부드럽게 만들고 간을 덜하면 다온이가 잘 먹을 것 같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다온이 반찬을 만들기로 했다.
반찬 이름은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떡갈비인가? 함박스테이크인가?
떡갈비와 함박스테이크는 다른 음식이다.
얇은 고기 or 간 고기 VS 간 고기
간장, 매실, 과일, 참기름 VS 소금, 우스터소스, 후추, 버터
전분 VS 빵가루, 노른자
파, 다진 마늘 VS 양파
숯불 VS 프라이팬
이렇게 비교해보면 주재료는 같지만 전혀 다른 음식 같아 보인다. 그런데 요리를 하려니 뭐 비슷하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부터 정체불명인 떡갈비인가? 함박스테이크인가? 고기반찬을 하기 위해 부엌 재료를 스캔하고 다온이를 위해 요리를 시작했다.
재료
소고기(치맛살을 사용한 이유는 냉장고에 있어서) 346그램
돼지고기(돈등심) 240그램
다진 양파 1/2개, 올리브 오일, 코코넛 오일
다진 마늘 1/2 작은 큰 술
빵가루 식빵(통밀 식빵-요즘 통밀 식감에 푹 빠져있음) 1개
감자전분 1큰술
아기 간장 1큰술
굴소스 1큰술
맛술 1큰술
참기름 1큰술
노른자 2개
배 1/4개
조청 1큰술
양파를 다진 후 올리브 오일 팬에 훅 둘러서 양파가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볶는다. 눈 앞에 코코넛 오일이 보이길래 한 스푼 추가했다.
갖은양념을 섞어주고 고기는 키친타월로 핏물을 제거한다. 준비한 재료를 모두 넣고 잘 버무려준다. 버무린 고기는 30분간 냉장실에 넣어둔다.
냉장실에서 꺼낸 고기를 먹기 좋게 뭉치고 소분해서 포장한 후 냉동실에 넣어두자.
다온이에게 정체불명인 떡갈비인가? 함박스테이크인가? 반찬과 밥을 점심으로 주었다.
안 먹는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거부한다.
결국 김과 치즈의 힘을 빌려 식사를 마친다.
또 실패다. 와이프는 옷을 주섬주섬 입고 나가더니 아기 반찬 관련 책을 5권 도서관에서 빌려온다. 책 속에 길이 있으면 좋겠다.
와이프는 얼마 전 시어머니에게(울 엄마는 누구 편)'아빠 닮아 저렇다'는 천기누설을 들은 후부터 마음이 조금 편한가 보다.
오빠 닮아 저런 거야. 이러면서 웃는다. 나 닮아 그렇다니 할 말이 없다. 시간 날 때마다 웃겨주고 사랑해주고 반찬 해주고 그래야겠다.
`떡갈비인가? 함박스테이크인가?`는 결국 우리 부부 입으로 쏙 들어가야 될 듯하다. 그런데 간이 약해서 맛이 없다. 케첩이나 스테이크 소스에 먹으니 괜찮다. 성인이 먹으려면 양념 간을 2배는 해야겠다.
떡갈비든 함박스테이크든
다온이가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
포기하지 않고
다온이가 밥을 잘 먹을 때까지
이것저것 시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