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힘든 여정으로 컨디션이 꽝이지만 아빠, 엄마와 함께 있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전망도 좋고 아빠, 엄마가 즐거운 모습으로 나를 대하니 마음은 날아갈 듯하다.
이른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갔다.
입맛도 없고 먹을 만한 것도 없다. 아빠, 엄마는 맛나게도 먹는다. 과일 조금과 분유를 먹고 다낭 여행을 시작했다.
유모차에 타고 바라본 베트남 다낭은 오토바이 소리와 경적소리가 뒤섞인 복잡한 도시이다. 유모차를 타고 덜컹거리는 승차감을 즐기는 나지만 이건 뭐 너무도 덜컹거려 어제 멀미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은 먼저 신한은행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은행업무 시간 8시 30분에 딱 맞춰 갔다. 역시 아빠는 시간관리 역량이 대단하시다. 환전은 한 시장 금은방에서도 되지만 아빠는 불법을 싫어하신다. 그래서 은행으로 왔다. 좀 답답한 스타일이시다. 그런데 사업을 하시니 엄마가 고생이 많으시다. 한국에서 100달러 지폐로 환전을 하고 베트남에서 다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신한은행 다낭지점이 개점한 지 얼마 안 되었다. 신한은행이지만 모두 베트남 직원분들이시다. 아빠는 서툰 영어를 더듬더듬하시며 환전을 하셨다.
아빠가 그랩으로 택시를 부르려는데 엄마가 한마디 하신다.
급하게 가지 않아도 되면 걸어가면서 베트남을 느껴봐요!
역시 아빠보다 용감하면서 무모한 엄마다. 이때부터 20여 분간 고생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경적소리와 덜컹거림 결국 나를 안으신 아빠는 땀을 뻘뻘 흘리며 수많은 가게를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빅씨 마트이다.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아빠와 엄마는 미친 듯이 2시간 넘게 카트기 가득 쇼핑을 하셨다.
나 좀 보라고 울었더니 딸기맛 요거트와 과자를 주신다. 그리고 12,000원에 신발 2켤레와 옷과 장난감 등을 사주셨다.
장 본 목록을 보니 내가 먹을 이유식 재료들도 이것저것 구매했나 보다.
엄마 맛있게 해 줘!
호텔로 돌아와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호이안 리조트로 향했다.
리조트에 도착해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체온계로 체온을 재고 아빠가 강제로 약을 먹이고 두 분이 심각하게 말씀을 나누신다.
난 열도 나고 목이 아파서 말하기가 어려웠다.
약을 먹고 나는 정신없이 잠을 잤다.
내가 자는 동안 그래도 여행 왔다고 부모님은 여행기분을 만끽하시고 계셨다.
난 이렇게 아픈데 이른 저녁을 먹고 또다시 구토를 했고 부모님은 밤새도록 나를 간호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