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가득했던 한주 지나며 마음이 올망졸망-했다.
따뜻한 날에도 안개처럼 낀 미세먼지 때문에 배움터 안에서
밀도 높은 간격 두고 기운 뻗치며 투닥거리는 아이들 보니 안타깝다, 또 안타깝다.
미세먼지 만드는 사람 따로 있고, 힘겨운 사람 따로 있으니 속상하기 그지없다.
“쇠날! 긴나들이. 갈 수 있을까?”
전날 밤까지 걱정하며 마음을 졸였는데, 다행히 날 밝으니 공기도 맑았다.
임노동 쉬며 마을에서 새로운 전환 맞이하는 삼촌과 이모, 긴나들이에 동행하는 자원교사로 납셨다.
둘러앉아 서로 자기소개하고, 출발하기 전에 가볍게 몸도 푼다.
어울림 배움터에서 지내는 1,2학년, 감나무 배움터에서 지내는 3학년들,
짝꿍 되어 손 맞잡고 북한산 둘레길 따라 솔밭공원까지, 출발!
둘레길 걷자, 우리를 처음 마중한 진달래꽃,
“개나리 피고- 진달래 피면- 봄이 왔어요!” 노래가 흥얼흥얼, 콧바람이 따라 나온다.
다리 위에서 뭘 보고 있나?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
물가를 유유히, 뒤뚱뒤뚱 지나는 오리도 보인다.
겨울잠 자고 깨어난 개구리들, 오밀조밀 개구리알 놓았구나야!
돌고래 얼굴을 닮았다고, 돌고래 바위로 부른다나?
으쌰으쌰, 구름길 구간 지나 순례길 접어들며 한 고개 넘어간다.
순례길 구간에서 4.19 공원 묘터 앞두고,
문화해설사 할아버지께 1940년 4월 19일쯤 일어난 이야기 들었다.
지금은 할아버지가 되신 분들이, 청년 때 독재를 반대하며 싸웠던 이야기.
자기 고집과 욕심, 돈과 명예만 내세웠던 사람들을 몰아내자고,
모두의 평화를 지키자며 나선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었다고.
가장 안쪽에 있는 묘터가 그 당시 돌아가셨던 분들을 모신 곳이고,
중간은 당시에 부상을 입었던 분들이 나중에 돌아가신 곳.
바깥쪽은 당시 싸움을 주도하고 이끌었던 분을 모신 곳이란다.
한 달에 한번, 어떤 ‘곳’에서 어떤 ‘때’ 일어난 사건,
지금 ‘그곳’에서 함께 살피고 마음 모으려 순례길 걷는 이모 삼촌들, 마을과 곁에 있다.
지역에서 나고 일어난 역사적 사건 돌아보며 무고하게 죽어간 민중들,
그 원이 해갈되길 바는 순례길 걷는 때다.
지난 3월 제주 평화순례를 시작으로, 4월에는 부산으로 향한다.
인수마을 배움터 어린이 동지들도 할아버지 이야기 들으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손에 도장도 쿡! 찍어 보이며. 생명 평화 빌어본다.
어느새 도착했다. 솔밭공원.
드넓은 공터에 돗자리 깔고, 싸들고 온 도시락을 펼친다.
치즈김밥 햄 김밥 김치볶음밥 해물볶음밥 유부초밥 등등
바꿔 먹고 나눠 먹으며 풍성한 도시락 밥상 나눈다.
드넓은 공원 공터에서 달리기, 다방구, 그네타기, 놀이터에서 구름사다리 신나게 매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