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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The Coreer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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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이 Nov 17. 2019

REMEBER 2014.04.16

기억하자 2014년 4월 16일

화창한 봄날씨. 여느때와 다름없는 출근길이었다.

300명이 넘게 탄 여객선이 제주도로 향하던 중 침몰하는 사고가 났고 구조를 시작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오전 내내 구조 중이라고 보도가 나왔고, 11시 무렵엔 [전원구조] 라는 기사를 봤다. 안심하고 동료들과 노닥거리며 점심을 먹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점심시간 마다 해오던 캐치볼이나 할까 하고 글러브를 챙겨 나오는데 [전원구조] 라는 보도가 오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가다말고 다시 들어와 일하면서 하루종일 구조 소식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 사고로 탑승자 476명 중 172명이 구조되었고 304명이 사망·실종되었다. 

이루 말할수 없는 최악의 참사였고,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최악 이었다.

5년이 흘렀다.

그림을 그리는 직업이면서 제대로된 추모 그림 하나 그리지 못하고 그동안의 세월이 흘렀다. 귀찮아서 라기보단 떠올리는것이 고통스러웠고 그런 감정으로 뭔가를 그리는 것이 죄스러웠다. 

 케치볼도 그날 이후론 지금까지도 하지 않게 되었다. 지난 몇년간 한국에서 해수욕장도 가지 못했다. 의식 했던 안했던 돌아보니 그랬다.

옷이 가벼워져서 좋았던 출근길. 에스컬레이터 앞에 서있는 사람의 가방에 노란리본이 달려있었다. 그 리본속엔 미안함, 반가움, 슬픔, 후회, 공감, 용기 등등 많은 감정이 담겨있다.

때론 잊고 살지만 잊을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편히 잠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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