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뒹구는 빈 술병
행인들이 보면 눈살을 찌푸릴 테고
청소부가 보면 일거리라고 할 거야
시인들이 보면 고독이라고 표현 하겠지
지나가는 강아지는 장난감으로 여길지 몰라
어떤 사람은 병나발을 부는
외로운 남자의 슬픔이라 읽기도 하겠지
빈 술병은 그저
몸 안의 것을 모두 털어 내고
휘파람을 불고 있었어
다 비워낸 자유를
누리고 있었던 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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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가니 빈술병이 있었다.
누가 마시고 간 술인지 모르지만
술병은 사선으로 눕혀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아주 자유롭게 보였다.
술 한잔을 하고 윗 옷을 벗고는 잔디에 벌러덩 누워있는
사람처럼 보였던 것이다.
술을 다 털어낸 술병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마주 앉아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