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없음

전업작가로 살아남기

by 이수연


새벽 두 시에 원고를 보낸다.

늦게까지 작업한 걸 어필하기 위해서.

이메일에 찍혀있는 보낸 시간.

저는 마감을 지켰다고요.

열심히 어필하고 있다.



하루.

연락 없음.



어?

이메일을 잘 못 보냈나?

혹시 다른 곳에 보내버렸나?

다시 확인해 보니 맞는데?


하지만 연락하지 않는다.

마감을 끝낸 하루 즈음 놀고 싶으니까.



이틀.

연락 없음.



어?

이메일을 확인을 아직 안 했나?

분명 평일인데?

이메일 읽음 표시가 믿음직하지 않네.

연락해봐야 하나?


하지만 연락하지 않는다.

조급해 보이고 싶지 않으니까.



삼일.

연락 왔음.



어?

연락이 와 있네?

근데 왜 읽기가 싫지...?


늦은 잠에 쌓여있는 카톡은

내 마음을 짓누른다.

합격 결과 발표를 볼 때 망설이는 마음처럼

쌓인 연락을 보는 마음도 망설여진다.



마음의 준비.

그게 뭐라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삼일 점심.

연락 안 함.



괜히 바쁜 척.

괜히 자는 척.

연락하지 않는다.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거지.

도대체 왜 귀찮은 거지.



삼일 저녁.

전화 왔음.



하필 이놈의 스마트폰이 손에 들려있어

무시하기 힘들게 울려댄다.

받을까 말까.

말까 받을까.

결국, 통화 버튼을 누른다.



"작가님, 전화받으셨네요?"



편집자님의 말 한마디.

쑤욱 도망가고 싶은 내 마음을 잡아다

다시 내 앞에 가져다 놓는다.



"급하진 않고, 내일모레까지 확인해 주세요."

"네, 그럼요.(근데 그 정도면 급한 거 아니...아뇨.)"



산속으로

바닷속으로

도망가고 싶지만,

다시 쑤욱.


자리에 앉는다.

자리에 앉힌다.

도망갈 수 없어

글을 쓴다.








아무생각 없는 글이 필요해서

아무생각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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