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 않으세요?

전업작가로 살아남기

by 이수연


책이 나온다는 거

두렵지 않으세요?



어느 음악가가 물었다.

두렵지 않으냐고.




세상에 태어난 소리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대요.

우주 속을 떠돌다

어딘가에 닿게 된대요.


저는 무서워요,

제 소리가

영원히 세상에 남겨질 거라는 게.




그렇게 말하니

문득 무서웠다.

모든 글이 세상에 남아

우주 속을 떠돈다 생각하면.




무서워요.

저도 무서워요.

그런데 잊히는 것은

그보다 더 무서워요.


기억되고 싶어요.

살아있다고

온 세상에 외치고 싶어요.

제멋대로라도,

이상하게라도,

나는 나로 살고 있다고.



살아가는 일은

잊어가는 일이고

죽어가는 일은

기억되는 일이죠.


살아가는 동안,

저는 제가 쓴 글을 잊고


죽어가는 동안,

저는 제 글을 기억할 거예요.



그러니까,

무섭지만,

두려워하지 말아요.



살아서 다 잊어버리고

죽은 뒤 남겨질 것들은

지들 알아서 하라고 해요.


우주를 떠돌든

지구를 떠돌든

알아서 평생 떠돌게 냅둬요.


새 살림을 차리든

자식을 만들든

지들 알아서 하게 둬요.




무서워서

두려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보다

나을 테니까.









아무생각 없는 글이 필요해서

아무생각을 씁니다.


instagram @suyeon_lee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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