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작가의 치료 일기
안녕하세요, 작가 이수연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내용을 가지고 왔어요.
바로, 성인 ADHD를 가진 주변인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성인 ADHD라면 조금 낯설 수 있는데요.
제 가까운 지인은 오랫동안 치료를 받고 있어서 서로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우울증이지만,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았습니다.
선입견 없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해주세요.
A. 미술을 전공하고 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이십 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Q. 처음 병원을 찾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성인 ADHD 기사를 보다가 처음 그런 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내가 ADHD인 것 같아 병원까지 찾았어요.
Q. ADHD 진단은 어떻게 받나요?
A. 병원에 가서 지능검사와 뇌파 검사를 받아요. 비용은 30~40만 원 정도 들었어요.
성인 ADHD 자가 질문지 <자료: WHO(ASRS-v1.1)>
위 사항에서 체크를 하고 본인이 ADHD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어요.
Q. 성인 ADHD의 증상이 어떤 게 있어요?
A. 좋아하는 것은 누구나 집중할 수 있지만, 일반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집중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ADHD는 좋아하지 않는 부분에서 현저히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라 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몰입하지 못해요.
학원에서 그림을 그릴 때 문 열리는 소리가 나면 다 인식하고 신경이 쓰였어요.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집중이 분산되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집중이 어려워요.
그리고 제가 가진 무기력함도 ADHD의 증상이라고 들었어요.
Q. ADHD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약을 먹으면 약간 집중하기가 수월해요.
Q. 상담치료는 어떤가요?
A. 제가 경험하기엔 상담치료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상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상담 비용도 부담스럽고요. 상담비가 회차 당 5~20만 원 가까이하거든요.
Q. ADHD라고 가족에게 말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A. 부모님이 조금 충격받아했어요.
“내가 잘못 낳은 게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셨어요.
그런데 나중에 암에 걸렸다고 해서 내가 잘못 낳았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그런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Q. ADHD라는 사실을 주변에게 말했을 때 어땠나요?
A.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어요.
굳이 숨길 필요도 없지만,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요.
다른 예로 산만하다는 말은 종종 들었어요.
하지만 모두 ADHD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약은 하루에 몇 번, 언제 복용해요? 한번 먹으면 효과가 얼마나 지속하나요?
A. 하루에 한 번, 아침에요. 12시간 정도 지속돼요.
하루를 지낼 만큼은 효과가 있다고 보시면 돼요.
Q. 약 부작용은 없나요?
A. 지금은 부작용을 느끼지 못하지만, 초반에는 식욕과 체중이 조금 줄어들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약이 익숙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약을 먹고 있습니다.
Q. 약은 언제까지 섭취를 이어가야 하나요?
A. 글쎄요. 지금 약을 복용한 지 8년 되었는데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지금 약을 끊어도 괜찮지만 안 먹는 것보다 먹는 것이 더 편하니까 일단은 먹고 있어요.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 아닌 ‘치료'를 한다고 보면 돼요.
Q. 나아졌다는 것은 집중하기가 수월해졌다는 건가요?
A. 네, 원래 경증 ADHD는 대부분 성인이 되면 낫는대요.
보통 성인 ADHD는 과잉 행동이 없다고 보시면 돼요.
일반적으로 사회에 나가면 과잉 행동을 못하게 하니까 그런 면이 없어지는 거죠.
하지만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 예도 있다고 들었어요.
Q. 정확하게 본인이 느끼는 ADHD가 뭐예요?
A. 과잉 행동이 있으면 알아보기 쉬운데 성인 ADHD는 원래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의하기가 어려워요. 저는 그렇게 심한 편도 아니고요.
성인 ADHD는 아동기때 치료를 받지 못해 남은 행동 장애라고 보시면 돼요.
그렇다고 제가 어릴 때 과잉 행동으로 문제가 된 적도 없어요. 집중력이 약할 뿐이었죠.
그런 아이도 사실 ADHD일 수 있어요. 얌전한 ADHD요.
Q. 일상생활이 힘들지 않았나요?
A. 네, 괜찮았어요. 아예 집중을 못 하는 게 아니고 산만한 느낌이라고 봐요.
중증은 과잉 행동이 넘친다고 해요. 소리 지르거나 뛰어다니는 행동이오.
근데 주로 그 행동은 아이들에게 많이 보이잖아요. 그것도 ADHD의 증상 중 하나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 경우에는 일상생활이 힘들지만 저는 일상생활이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약을 먹으면 조금 더 나아지니까 먹는 것뿐이에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애매하면 일단 검사를 받아봤으면 좋겠어요.
혼자 고민하기보다 병원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마음 편해요.
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수 있는 일이란 걸 알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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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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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수연
*우울한 당신에게 위로와 공감이 될 글을 씁니다.*
'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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