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토록 왜 인정받고 싶었을까?

-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에 대하여

by 달고나

나는 그토록 왜 인정받고 싶었을까.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렇게까지 애써야 했을까.

왜 굳이 타인의 시선과 평가가

올가미처럼 나를 조여 왔을까.

나는 왜 그토록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을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더 이상 피하지 않기로 했다.

내 심연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아마도 나는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유난히 강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저, 많이 사랑받고 싶었다.

조건 없이 머물 수 있는 자리에서

아무 설명 없이 안심하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의 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 아이였다.

사랑은 있었지만

언제나 불안했고,

안정은 늘 미완성에 가까웠다.


그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모양을 바꿔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확인을 필요로 하는 아이로 남아 있었다.


그렇게 나는,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을 확인받아야 안심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하루의 기분이 좌우되고

관계의 온도가 흔들렸다.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묻고 있었던 것 같다.


“나 아직 여기 있어도 돼?”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가장 쉽게 무너뜨리는 약점이 되었다.

잘해도 불안했고,

조금만 외면당해도

나 자신을 의심했다.


그때의 나는

누군가의 마음 안에 들어가기 위해

나를 너무 자주 비워냈다.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내가 원했던 건

칭찬도, 박수도 아니라

떠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사랑을 ‘받는 법’보다

사랑을 ‘증명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잘해야 머물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버려지지 않는다는 믿음.

그 믿음이 자라

어른이 된 지금까지

나를 이끌어왔다.


그 결과,

나는 어른이 되었어도

마음만은 자주 아이였다.

확인받지 못하면 불안했고,

관계 속에서 늘 먼저 흔들렸다.

그 미성숙함은

결국 몇몇 인연을

떠나보내는 이유가 되었다.


왜 그렇게까지 애써서

구태여 사람들을 힘들게 했을까.

이제는 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잃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을.


소속감은 나에게

안정의 다른 이름이었다.

어디에도 쫓겨나지 않을 자리,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

나는 그걸

사람에게서 얻으려 했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후부터

나는 부단히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의 미성숙함을 극복해야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야

인정받아야만 안심하는 욕구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여전히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고,

사랑 앞에서는

어설픈 아이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그 모습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보다

나를 지키는 연습을 한다.

관계 속에서 애쓰지 않아도 되는 거리,

사랑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런 공간을

하나씩 마련하는 중이다.


아직도 가끔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고개를 들지만,

이제는 그 마음을 다그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말해준다.


“괜찮아, 이제는 내가 너를 떠나지 않을게.”


기억 위에 집을 짓는다는 건

아픈 방을 허물어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방에도

햇빛이 들 수 있도록

창을 내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다만 이제는

그 마음을 채우기 위해

나를 비우지 않기로 했다.


이 집에서만큼은

조건 없이 머물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기억 위에

천천히 살아갈 공간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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