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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하는 스노우 May 11. 2022

감정을 지배하시나요? 지배당하시나요?

<아들러의 감정수업>

힘든 시기에도 감정은 자기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테러리즘을 뿌리 뽑아 자신을 보호하고 상처를 치유하자는 결심을 굳게 다졌다. 부상당하거나 목숨을 잃은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도 아끼지 않았다. 어두운 시기에도 감정을 선택하는 힘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정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들러의 감정 수업>, p25

매년 새해가 되면 카톡이나 문자에서 덕담 파티를 하죠. 저는 올해도 어김없이 지인들과 덕담을 주고받았습니다. "들숨에 재력을, 날숨에 건강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행복하세요!" "조금 일하고 돈 많이 벌자" 지금 생각해 보니 참 다양한 문자를 주고받았었네요. 특히 "들숨에 재력을, 날숨에 건강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현실적이지만 참 매력적인 문구입니다. 


덕담 내용 중 "항상 행복하세요"도 제게 조금 특별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저 문자를 받았을 때는 그렇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고 나서 저 문자가 주는 의미를 더 깊게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몸이 갑자기 피로감에 찌들어 무기력해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운동도 못하고, 공부나 독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덕분에 제 감정 일기에는 우울함이 도배되어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지인들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자!"라고 자주 말한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은 덕담이지만 그만큼 모든 일이 내 맘대로 되지 않다는 현실의 무게도 느껴지는 말인데요. 매번 느끼지만 인생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현실에 무너지고 상처받고 속앓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위기는 기회다!!"라며 능동적으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사람은 속수무책으로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습니다. 과연 어떤 차이일까요?


행복한 사람이라 해도 언제나 행복하지는 않는다. (중략) 행복이란 언제나 생긋생긋 웃으며 산다는 뜻이 아니다. 계획은 항상 틀어지기 마련이고 누구에게나 울적한 날이 있으며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다치거나 죽는다.

<아들러의 감정 수업>, p25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

‘일상이 강철부대’ 김민수 경장의 최대 약점은?! ‘아무튼 출근! / 출처: http://enews.imbc.com/News/RetrieveNewsInfo/320597


사진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fXYPdI6BC_4&t=1026s [수요기획] 지옥훈련, 84일간의 기록 SSU 해난구조대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사람은 감정도 밝고 행동도 적극적이다. 부정적인 상황을 인지하고 있더라도 긍정적인 면에 주목하면 진취적으로 나갈 수 있다.
<아들러의 감정수업>,p62

최근에 핫한 TV 프로그램 <강철 부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강철 부대는 대한민국에 특수부대에서 전역한 사람들이 나와 경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유독 제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해군 해난구조전대(SSU)를 전역한 김민수 씨였는데요. 이 분은 KBS 수요기획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SSU 수료과정에서 수료생으로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우연히 제가 그 영상을 봤던 터라 눈에 계속 김민수 씨가 들어오더라고요.


다른 특수부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제가 봤던 SSU 훈련은 참 고되보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훈련은 수경에 바닷물을 넣고 한 시간 동안 버티는 훈련이었습니다. 수경을 쓴 상태로 눈을 뜨고 있어야 했으며 실수로 바닷물이 수경 안에서 빠지면 교관들이 정성스럽게 다시 바닷물을 채워줍니다. 끔찍해 보이는 이 훈련은 바닷물에서 구조활동을 해야 하는 구조 대원이라면 꼭 해야 하는 훈련이라고 하는데요. 긴급상황으로 수경이 벗겨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대비하여 수경에 바닷물 넣고 참는 훈련은 필수라고 합니다.


이 훈련에 참여하는 교육생들은 참 힘들어 보였습니다. 1시간 동안 수경 안에 바닷물을 넣고 참았더니 그 수경을 쓴 상태로 점심 식사를 하게 했는데요. 꾸역꾸역 밥을 먹는 교육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연하죠. 저는 밥 먹을 때 옆에서  신경 쓰이게 만 해도 체합니다. 그런데 바닷물 채운 수경을 채운 채로 식사라니. 이 훈련을 경험하신 분들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김민수 씨는 다른 교육생들보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돋보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모습은 먹을 때마다 소금물이 들어와서 간이 딱 맞아서 좋다며 농담했던 장면입니다. 저는 김민수 씨의 긍정적인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요? 눈도 따갑고 숨도 입으로 쉬어야 하고, 동시에 밥도 먹어야 합니다. 실수로 코로 숨 쉬게 되면 이건 뭐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맛있게 밥을 먹는 김민수 씨를 보면서 긍정적인 힘은 어떤 상황에서도 빛을 낸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김민수 씨처럼 살아간다면 어떠한 고난이 와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은 통제 가능하다


감정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선입견이 있다. 마치 자동조종장치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한 것처럼, 감정도 직접 '조종'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대로 감정은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행동해서 결과가 좋지 않다는 판단이 서면 주저 없이 감정을 바꾼다. 감정은 스스로 통제하는 반사적 심리 반응이라는 선입견은 감정을 반사적으로 분출하는 오래된 습관에서 나온 것일 뿐이다.

<아들러의 감정 수업>, p32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감정 조절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단점 주지화(화나거나 서운하면 말을 하지 않는 행동)을 알고 있어서 고치려고 노력해봤는데 도저히 안 되더라고요. 감정적으로 나빠지면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매번 주지화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참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을 보니까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랜만에 저는 골프 라운딩에 왔습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골프공으로 제 머리를 맞춘 상황이었습니다. 안개가 내려앉아 누가 쳤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안개를 뚫고 나온 사람이 마동석 형님이라면? 동석이 형님의 주먹은 매섭기 때문에 화난 감정을 어서 숨겨야 합니다. 생존의 위협을 느낀 저는 아무렇지 않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팬이라며 사인받으러 갑니다. (원래 책에는 문신한 깡패로 나오는데 제가 동석이 형님으로 바꿔봤습니다)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저는 제 감정을 조절했습니다. 물론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감정을 조절했던 것이지만 감정 조절이 힘들다고 생각했던 저였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책에서 거듭 강조했던 것처럼 감정은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감정 조절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우울감에 빠져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운동도 3분만 해도 몸에 이상 증상이 와서 못하고 있습니다. 불과 3주 전에는 미친 듯이 운동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그래서 상당히 무기력한 상태에요. 거기에 독서와 공부에도 지장을 주더군요. 특히 독서할 때는 글자를 읽는데 이해는 안 되고 글만 눈으로 읽는 순간이 빈번해서 이번 서평도 못 쓸 뻔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우울감, 슬픔, 무기력함 등 부정적인 감정들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우울감에 빠져있었고요.


오늘부터는 <강철 부대> 김민수 씨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몸이 안 좋다? 신이 쉬라는 기회를 주신 거다. 오케이. 오늘 넷플릭스 정주행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려고요. 


물론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몸이 좋지 않아 기분이 오늘 날씨처럼 흐립니다. 그래서 좋은 감정을 선택하려고 하는데 맘처럼 쉽게 바뀌지 않네요. 


저자의 조언대로 이런 제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좋은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지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제는 감정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감정을 지배하고 싶습니다. 꽤 오랫동안 감정이 저를 지배했기 때문에 이제는 제 차례로 바꿔보려고요. 신나는 여정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의 TMI]

1. 어제 2주 만에 처음으로 운동했는데 오늘 다시 부작용으로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는 중 

2. 아들러의 감정 수업은 읽으면 읽을수록 얻어 가는 게 많은 책

3. <강철 부대>도 재밌지만 <가짜 사나이>가 개인적으로 더 재밌다 

4. 이번에는 팀원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까 궁금함.

5. 컨디션 안 좋으니까 월드콘 먹어야지 흐흫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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