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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하는 스노우 May 11. 2022

나도 인스타 중독이었다

<인스타브레인>

우리는 하루에 2,600번 이상 휴대전화를 만지며 깨어 있는 동안에는 평균 10분에 한 번씩 들여다본다. 깨어 있는 시간도 부족해서 3명중 1명(18~24세 가운데서는 50%)은 한밤중에도 최소 한 번은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

<인스타브레인>,P76

최근에 라이프해커 자청님의 추천으로 <인스타브레인>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 내가 얼마나 SNS에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스스로를 되돌아 보았다. 내 삶의 루틴을 되돌아보기 전까지는 나는 SNS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오히려 중독수준이었다.

 

내 루틴은 이렇게 된다. 아침에 알람을 듣고, 알람을 끄고 바로 인스타를 킨다. 지난밤 내 지인들이나 세상 밖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새로운 정보나 자극들에 대해서 접해줘야하기 때문이다. 인스타는 내 아침 잠을 깨워주는 아주 탁월한 원동력이다. 꽤나 재밌거나 인상적인 스토리나 피드가 있으면 댓글이나 디엠을 보낸다. 그리고 아침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를 킨다. 유튜브를 보면서 밥을 먹어서 밥이 맛있는지 맛없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밥을 다 먹는다. 이동을 하거나, 병원에서 순서를 기다릴 때, 휴식을 취할 때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0순위다. 덕분에 내 휴대폰의 스크린 타임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1순위를 다툰다. 자기 전에도 인스타를 한 번 훑어주고, 심심하면 유튜브도 한 번 봐줘야한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사용하고 있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시간 날 때마다 SNS에 정신이 팔려있었고, 새로운 영상이나 스토리, 피드가 없어도 멈추지 않았다. 없으면 만들어낸다는 마인드로 영상을 찾고, 피드를 찾았다. 무언가 홀린 사람처럼 말이다. 아무런 고민도 없이 아이폰을 열어서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눈감고도 인스타를 열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왜 이렇게 인스타와 유튜브에 정신이 팔려 있을까? 어떤 과정을 통해서 SNS에 매혹되는 것일까? SNS 때문에 우리는 어떤 영향을 받고 있을까? SNS 중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스타브레인>을 통해서 알아보았다.


도파민에 매혹되는 우리의 뇌


우리는 뉴스 페이지, 메일 혹은 SNS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며, 이때마다 우리 선조들이 새로운 장소나 환경을 보았을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보상시스템이 활성화된다. 실제로 뇌의 보상 추구 행동은 정보추구 행동과 가까이 위치해서 이따금 이 둘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인스타브레인>,P80

우리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지식에 집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에 대해서 더 잘 알아야 생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 수록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취할 수 있으며, 위험한 존재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우리 본능에는 새로운 정보를 찾도록 하게 됐다. 이 본능에 작용하는 뇌의 물질이 바로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과 동일하게 수백만 년에 걸쳐서 진화해왔다. 보상 시스템은 우리에게 다양한 행동을 취하게 하여 생존에 유리하게 해주며 유전자를 물려주도록 한다. 음식을 먹는 행위, 타인과 관계를 맺는 행위, 성행위 등이 도파민을 촉발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우리의 본능과 뇌의 보상시스템은 오랜 시간동안 우리를 생존하게 했으며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해서 갈망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려고 한다그래서 우리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전달되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갈망한다. 매번 새로운 페이지를 볼 때마다, 휴대전화에 새로운 메시지나 정보를 접하는 순간 뇌는 도파민을 분비하며 그 결과, 클릭을 거듭하게 된다. 


장시간 휴대폰 사용의 단점들


문서를 읽은 피실험자에게 문서의 내용을 질문했을 때, 하이퍼링크가 연결된 문서의 내용을 더 기억하지 못했다. 뇌는 "클릭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매번 결정해야 했고, 이런 작은 결정을 내릴 때마다 정신적으로 힘을 쏟아야 해서 집중력과 작업 기억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인스타브레인>,p105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만들어 내는 제품에 대해서 굉장히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잡스는 <뉴욕타임스>의 한 기자의 인터뷰에서 자녀의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을 굉장히 엄격하게 제한한다고 했다. 잡스는 자신이 만든 기술이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첫째는 집중력과 작업 기억이다. 사람이라면 공부하다가, 독서를 하다가 휴대폰 알람 때문에 집중이 안 될 때가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너무 당연한 현상이다. 우리는 새로운 정보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무음모드로 설정하고, 가방속에 넣어두기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휴대폰이 우리에게 주는 자극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드라마에 집중이 되지 않아서 드라마를 중단시키고 새로운 창을 열어서 유튜브를 키고, 휴대폰으로는 인스타를 켰다. 이렇게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게 되면 집중력와 작업 기억 모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데도 나는 이런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은 넷플릭스에서 봤던 드라마도, 유튜브에서 봤던 영상도, 인스타에서 봤던 피드나 스토리 어떤 것도 집중하지 못했다. 


둘째는 수면부족이다. 휴대전화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수면이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최근 몇년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신체 및 정신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수면부족이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 신체에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이 호르몬이 잠을 자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낮에는 멜라토닌 수치가 낮지만 저녁에는 상승하기 시작해 밤에는 최고에 달해서 우리가 잠에 자게 된다. 이런 멜라토닌은 빛의 노출에 영향을 받는데 휴대전화나 테블릿의 빛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자기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멜라토닌 수준을 억제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밤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는 스트레스다.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더 빈번하게 사용한 사람들이 문제를 겪거나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흔했다. 여러 건의 연구 결과도 비슷한 결과로 이어졌다. 스트레스와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 간에는 실제로 연결 고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휴대폰을 사용하면 할 수록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일까? 이는 세로토닌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세로토닌은 평온, 조화 등 내면의 힘과 연관되어 있다. 세로토닌은 우리의 기분뿐만 아니라 우리의 지위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 원숭이 실험에서도 지위가 높은 원숭이가 세로토닌이 가장 높았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지위가 높을 수록 세로토닌은 높다. 반대로 지위가 낮을수록 세로토닌이 낮다. 즉, 지위가 낮게 되면 자신감이 결여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세로토닌이 낮아지고 우울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에는 수십억명과 디지털에서 경쟁한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당신보다 더 잘하는, 더 현명한 사람이 디지털에 수두룩하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의 지위를 살펴보면 보잘 것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끊임없이 SNS에서 타인과 비교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울해진다고 볼 수 있다.

휴대전화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따금 휴대전화를 내려 놓는 게 현명하다고 여겼고, 3명 중 2명은 이러한 디지털 '디톡스(DETOX)'가 자신의 기분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한 사람은 30%도 채 안 되었다.
<인스타브레인>,p127


SNS를 접으면 앞서 설명한 부정적인 영향력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SNS를 끊어낼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휴대폰이 주는 자극은 우리의 본능과 직결되어있다. 끊기 굉장히 힘들고, 끊어낸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실험대상자들이 SNS를 완전히 차단한 게 아니라 사용 시간을 제한했을 뿐인데도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거기에 더 나아가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서서 아예 그만둔다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정말 효과가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읽은지 2달이 다 되어간다. 내가 휴대폰 사용 시간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휴대폰에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를 삭제했다. 아예 내게 오는 자극을 없애버린 것이다. 물론 아예 끊은 것은 아니며 밤에 10시부터 11시30분까지만 노트북으로 SNS와 유튜브를 본다. 평소에 휴대폰을 하지 않아서 남는 시간에 독서를 하거나 운동을 하도록 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아직도 휴대폰을 수시로 열어보고 괜히 인터넷에 들어가서 원하지도 않았던 기사를 찾아보고 다시 후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전보다 휴대전화 사용시간이 많이 줄어들었고 뭔가 기분이 좋아진 것 같다. 느낌만 그렇고 아직은 SNS를 끊는 것이 좋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정량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히 이런 환경설정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스타브레인>을 읽기 전에는 수시로 인스타와 페이스북, 유튜브를 활보했다면 이제는 팟빵이나 책에 집중해서 내가 원하는 정보에 더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SNS에 사용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라면 <인스타브레인>을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글의 TMI]  

    ㄹㅇ 띵작임 SNS를 하는 사람들은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  

     자전거 국토종주 다녀오느라 이 책 리뷰 쓰는 데 2달 걸렸다.  

    목이랑 어깨가 낫지를 않아,,, 제발 빨리 좀 나아라,,,  

    지금 인스타랑 유튜브 할 시간인데,,, 블로그 때문에 못하고 있네;; ㅎ  

    퍼거슨 영감님께서 sns는 낭비라고 했는데,,, 역시 영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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