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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하는 스노우 May 19. 2022

우리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초집중>

정보의 풍요는 다른 것의 빈곤을 의미한다. 즉, 주의력 결핍이다.
<초집중>,p30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편리한 기능을 얻게 됐다. 시간이나 날씨를 확인할 때, 굳이 휴대폰을 열지 않고 시리를 부르면 된다. 필요할 때마다 알람을 맞춰놓아 중요한 일에 대해서 기록도 할 수 있고, 인생에 아름다운 순간들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담을 수 있게 됐다.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는 유튜브나 포털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면 모든 정보가 나오고, TV나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드라마나 영화는 어플을 통해 손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즉, 기술의 발전은 우리를 굉장히 편하게 만들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술의 발전이 긍정적인 영향만 주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술을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술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인 중 약 3분의 1이 1년 동안 폰과 헤어지느니 차라리 1년 동안 섹스를 포기하겠다고 답변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미 기술이 본능을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도 현대 기술에 지배당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를 줄 알았다. 아이폰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중독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책을 볼 땐 책을 볼 수 있었고, 공부에 집중할 때는 오로지 공부에만 초점을 둘 수 있었으며, 다른 사람들과 만날 때도 아이폰 때문에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아이폰의 사용 빈도, 사용 시간, 주로 사용하는 어플들을 기록하고 분석한 결과 꽤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할 수 있었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5시간 정도였고, 주로 포털 사이트나 SNS에 집중돼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밤에 자기 전까지 아이폰은 내 몸의 일부처럼 기능했다. 



조금 더 면밀하게 내 삶을 들여다보니 아이폰 때문에 내가 집중하고자 하는 영역에서도 타격을 받았다. 독서를 하다가도 집중력을 잃으면 바로 폰을 켜서 인스타에 들어갔다. 잠깐 쉰다는 명목으로 인스타에 들어갔지만 알다시피 인스타에는 너무 재밌는 것들이 많아서 잠깐 하기 힘들다. 공부를 하다가도 힘들면 유튜브를 켰다. 유튜브에도 내 흥미를 돋우는 영상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키면 기본 1시간 이상으로 시청한다. 영상을 몇 개 안 본 것 같은데 이미 한 시간이 지나간 것을 보면 허탈하다. 그리고 다시 책이나 공부에 다시 집중하려고 하면 잘 안된다. 그래. 오늘은 이만하면 됐지. 하고 접어버리게 된다.



과연 나만 아이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전철, 버스, 병원, 회사, 식당 등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이 목격했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용당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스스로의 인생 목표에 대해서 집중력 있게 실행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나처럼 방해를 받지 않을까? 방해를 받는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초집중>이라는 책을 통해 알아보았다.


직면해야 하는 딴짓 그리고 내부 동기


딴짓이 불건전한 현실도피라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이 인정하지 않으려는 불편한 진실이다. 그러나 불편한 내부 계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건전한 본짓을 추구할 것이냐, 나를 망치는 딴짓을 추구할 것이냐가 갈린다.

<초집중>,p42

<초집중>에서는 집중해야 하는 영역을 본짓이라고 하고, 불필요한 영역을 딴짓으로 본다. 마감기한까지 보고서를 작성하는 행위, 독서모임 전까지 독서를 하고 서평을 작성해서 올리는 것은 본짓이라 하며,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독서 및 서평을 하는 과정에서 내용과 상관없는 인터넷 서핑,SNS, 문자나 전화 등에 집중하는 것은 딴짓으로 볼 수 있다. 즉, 본짓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지만 힘든 과정이고 딴짓은 달콤하지만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없는 것이다. 



독서를 하다가도 아이폰을 열어 인스타를 보고 싶고, 공부를 하다가도 유튜브를 보고 싶은 욕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유는 굉장히 간단하다. 독서와 공부가 재미없거나 힘들기 때문이다. 19년도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독서해온 나이지만 아직도 책 읽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 심리학, 자기계발, 에세이 관련 분야 서적은 많이 읽어서 잘 읽지만 그 외의 서적은 읽기가 힘들다. 모르는 용어도 많고,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들도 많다. 그래서 흥미가 없는 책들을 만나면 여러 번 책을 포기했다가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한다. 



저자는 딴짓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딴짓을 유발하는 내부 계기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내가 독서를 하는 도중에 인스타를 보는 것은 분명 딴짓이다. 이때 나는 독서 도중에 다른 행위를 하는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고, 나중에 다시 돌아왔을 때 독서에 집중할 가능성이 굉장히 줄어든다는 보고서나 논문 결과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 여러 서적을 통해서 알고 있다. 결국 내 본짓을 잃으면서까지 딴짓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만약 본짓과 딴짓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도 딴짓에 생각이 강렬하다면 그때는 딴짓을 해도 좋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고 한다.


딴짓이 매력적인 이유


우리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지식에 집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에 대해서 더 잘 알아야 생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수록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취할 수 있으며, 위험한 존재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우리 본능에는 새로운 정보를 찾도록 하게 됐다. 이 본능에 작용하는 뇌의 물질이 바로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과 동일하게 수백만 년에 걸쳐서 진화해왔다. 보상 시스템은 우리에게 다양한 행동을 취하게 하여 생존에 유리하게 해주며 유전자를 물려주도록 한다. 음식을 먹는 행위, 타인과 관계를 맺는 행위, 성행위 등이 도파민을 촉발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우리의 본능과 뇌의 보상 시스템은 오랜 시간 동안 우리를 생존하게 했으며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해서 갈망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전달되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갈망한다. 매번 새로운 페이지를 볼 때마다, 휴대전화에 새로운 메시지나 정보를 접하는 순간 뇌는 도파민을 분비하며 그 결과, 클릭을 거듭하게 된다. 


의지가 아닌 환경설정이 답이다

이 창작의 귀재들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딴짓만 몰아내면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을 옭아맬 필요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초집중>,p171


미국의 '위대한 소설가'라고 불리는 조너선 프랜즌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글을 작성해야 하는 노트북에는 인터넷 선을 아예 차단시켜놨다고 했다. 유명한 영화감독 쿠틴 타란티노는 각본을 쓸 때 절대로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 손으로 노트에 쓴다고 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줌파 라히리도 종이에 펜으로 원고를 쓴 다음 인터넷이 안 되는 컴퓨터로 타이핑한다고 한다. 모두 딴짓을 방지하기 위해서 환경설정을 한 것이다.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도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어플들을 관리해 줄 필요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알람이 울리는 스마트폰 때문에 우리의 집중력이 많이 손상된다. 나는 집중력을 높이고 싶어서 아이폰에 있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를 지웠다. 시간 날 때마다 인스타나 유튜브를 봤었기에 아직도 그 충동이 남아있다. 하지만 어플을 지우고 나니까 확실히 알람이 울리지 않아서 좋았고, 독서나 공부를 할 때도 어플이 없기에 진짜 휴식을 할 수 있었다.



환경설정에는 돈을 걸어놓고 하는 것도 있다. 실제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금연을 하려는 사람을 모집해서 실험을 해봤다. 세 집단을 실험했는데 첫째 집단은 무료 정보나 패치를 주는 형식으로 했는데 6%만 금연에 성공했다. 두 번째 집단은 금연에 성공하면 800달러를 준다고 했는데 성공률은 17%였다. 세 번째 집단은 연구진들에게 150달러를 보증금으로 맡겨야 한다. 150달러는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만 가져갈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금연에 성공하면 650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었다. 결과는 52퍼센트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손실회피'성향을 아주 잘 이용한 환경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환경설정보다 동기부여, 의지가 더 중요하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반대한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자 감정적인 동물이다. 기분은 시시 때때 바뀌며 이는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눈앞에 있는 유혹을 참아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위대한 소설가나 퓰리처상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을 옭아내면서까지 환경설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천 없는 지식은 쓸모없다

우리 삶에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가 알고 있는 지식을 직접 실천해 보는 것이다. 아무리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하고, 책을 추천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여전히 아이폰의 노예로 살아갈 것이며, SNS의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집중력을 높이고 싶다면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야 한다.



나도 열심히 환경설정을 통해서 나의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원래 독서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카페에 가서 읽었다. 카페에서 읽으면 집중이 더 잘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 카페에 갈 수 없어 집에서 독서를 하기 시작했는데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럭저럭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카페에 가보니까 집중이 너무 잘 되는 것을 또 느꼈다. 오늘도 다시 카페에 갈 생각이다. 



나처럼 집중력을 높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초집중>을 추천한다. 그리고 최근에 읽었던 <인스타브레인>도 같이 추천한다. 이 두 권을 같이 읽으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두 권을 읽고 삶에 큰 변화가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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