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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하는 스노우 Nov 08. 2022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프로이트의 의자>

'정상적 인간'이란 사실 평균적인 의미에서 정상일뿐이다. 

그의 자아는 여기저기에서 크게 또는 작게 정신병자의 자아와 비슷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프로이트의 의자>, p12


최근에 열등감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졌던 적이 있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업데이트되면 업데이트된 친구들은 잘 보이도록 카톡 상단에 보여주는 기능이 생겼다. 덕분에 새롭게 업데이트된 A라는 친구의 프로필 사진을 보게 됐다. A라는 친구는 나와 함께 재수학원을 다녔고, 현재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 A라는 친구는 머리가 좋고, 공부도 잘했다. 재수 끝에 중앙대학교에 4년 장학생으로 들어갔고, 이후 편입을 해서 연세대학교에 들어갔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삼성 반도체 연구원에 입사한 사진이었고, 그전 프로필 사진은 여자친구가 축하해 주는 사진이었다. 



이 사진들을 보자마자 내 열등감을 폭발해버렸다. A라는 친구에 비해 나는 너무 초라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자아는 외줄 타는 사람처럼 불안했다. 나도 A라는 친구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는데 A는 탄탄대로를 달리는 것처럼 모든 게 술술 풀렸고 나는 비탈길을 타고 내려온 것 같았다. 지방대학교에 나왔고, 여자친구도 없으며, 현재는 백수다. 비교하면 나만 손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무의식 속 부정적인 감정은 피할 수 없었다.



나처럼 타인의 모습을 보고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존감이 높고, 자기애가 높은 사람은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나처럼 쿠쿠다스 멘탈을 가진 사람들은 쉽게 열등감에 타격을 받는다. 내 부정적인 감정은 서툴고, 모난 감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감정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면 어떨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신적인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프로이트의 의자>를 바탕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중학생이 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정신분석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생각은 쉽게 쓰였다는 점이었다. 서문에서 저자는 주위에서 너무 쉽게 쓴 책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정신분석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는 교수이기 때문이다. 어렵게 쓰려면 전공자들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어렵게 쓸 수 있었지만 저자는 중학생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내용을 정리했다. 덕분에 많은 독자들이 정신분석에 대해서 더 친근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정신분석의 개념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이드, 자아, 초자아를 시작으로 다양한 방어기제와 우울, 공포, 불안 등 우리가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감정들, 생각들, 느낌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이런 감정이나 생각이 들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해결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성격에 단점이나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등감에 빠졌다가 벗어나 보았다


특히 청춘의 자존심은 수시로 엎치락뒤치락 합니다. 우리 마음에는 자신감을 재는 측정기가 내장되어 있어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부족하다고 알려줍니다. 자신감은 마음의 연료입니다. 그러나 연료가 부족하다고 자동차를 버릴 수는 없죠. 열등감을 줄이고 자신감을 늘려나가면 됩니다.

<프로이트의 의자>, p153


책에서 열등감은 어린 시절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어려서 부모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비판적이면 열등감이 자라난다고 한다. 여기서 비판적인 것은 어린아이의 경우, 어느 경우에서든 실수를 할 수 있지만 부모가 실수에 대해서 관대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부모의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재밌는 점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부모 역시 그 부모의 열등감에 비롯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열등감에 대해서 성급하게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수정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열등감 치료의 핵심은 억압되어 있는 열등감을 의식 속으로 꺼내 분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공부하고 파악한 다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열등감 의미를 분석하고, 그동안 열등감을 느끼게 되면 나타나는 방어기제, 대인관계 패턴 등 다양한 행동과 사고방식을 수정해야 한다. 자신의 한계를 진정으로 살피되,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춰 열등감의 원인을 장점으로 덮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내가 A라는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꼈던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나도 A라는 친구처럼 열심히 공부했지만 나는 A처럼 승승장구하지 못했다. A는 머리가 좋고, 공부를 어떻게 하면 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공부에 대한 감도 없었고 무작정 열심히만 했다. 내가 A보다 열심히 했음에도 A와 견주 지도 못할 정도로 차이가 났던 이유도 스스로 알았다. A는 공부에 대한 내공, 실력 모두 출중했지만 나는 기초도 부족했던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A를 인정하기로 했다. A는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에 대해서 열심히 노력해서 성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그리고 나는 A를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내가 목표 설정과 공부 방법론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A에게 본받기로 결정하니 열등감이 진정됐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저자의 조언대로 나의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A라는 친구에 비해 못난 점이 많지만 그래도 나 나름대로 성실성도 높은 편이며, 책도 많이 읽고 있다. 덕분에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많이 얻고 있는 중이다. 또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독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아직 20대 후반이며 친구에 못지않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노력만 한다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또 기분이 좋아졌다. 열등감에서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흥미로웠던 정신분석여행


<프로이트의 의자> 덕분에 정신분석에 대해서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대학교 복수 전공으로 들었던 심리학 수업에서 정신분석학은 흥미보다는 시험을 위해서 익혀야만 하는 지식들에 불과했다. 그래서 내 상황에 적용하기보다는 지식을 암기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에 정신분석을 내 것으로 소화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같아서 흥미로웠고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교육의 영향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우리나라 교육 및 양육 문화는 여전히 관용과 수용보다는 비판과 비난으로 가득 차있는 것 같다.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적성에 맞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것보다 획일화된 교육으로 일단 대학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감정과 사고방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생님들은 대놓고 성적을 비교하고, 부모님도 대학교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는다. 친구들도 모의고사 점수는 얼마나 나왔고, 앞으로 어떤 대학에 갈지에만 집중해있다.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틈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감정이 대처가 안 되는 것이 아니다. 나처럼 <프로이트의 의자>를 읽고 열등감을 줄이고, 자신감을 얻었던 것처럼 누구나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들을 잡아서 자신의 문제점을 극복해나간다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자신의 문제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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