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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하는 스노우 Apr 14. 2022

부유해졌지만 그만큼 더 우울해진 나라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 규모가 내년에도 세계 10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이 실현되면 한국은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해당 순위를 3년 연속 유지하게 된다.

<IMF, 한국 경제 규모 세계 10위 유지 전망… 내년까지 3년 연속>, 한국일보, 김청환 기자


불과 백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강남은 허허벌판이었다. 생각해 보면 강남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위치한 대부분의 도시들도 시골이라고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이루어냈고, 그에 비례하여 눈부신 경제 성장도 이루어냈다. 흔히 표현하기를 도움을 받는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국가가 된 것이다. 



경제성장을 이루어 낸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실제로 한국전쟁 때만 하더라도 필리핀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잘 사는 국가였다. 우리나라는 아무것도 없었고 필리핀의 도움을 받아서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필리핀은 경제성장을 이루어내지 못했고 여전히 개발도상국에 머물러있다. 그에 반면에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이 인정한 경제규모 10위의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성장은 뼈아픈 부작용을 낳았다. 그 부작용 때문에 현재 2030세대가 부정적인 영향력을 상당히 받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 대 20대 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최근 청년 고독사 발생 빈도도 높아지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청년세대의 우울이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을 읽으면서 그 과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국영수에 목숨 거는 나라


한국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교육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우리나라는 19년 동안 수능을 위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한국사를 공부하게 된다. 대학을 잘 가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모의고사, 수시, 수행평가 등 입시에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교육의 최전선에 있는 선생님들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3학년 담당 선생님이 있을 정도로 입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뜨겁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입시에 이렇게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필리핀보다 못 살았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을 위주의 경제성장 구조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이 많은 혜택을 누리고, 외화벌이를 하여 나라의 성장을 일구는 것이다. 대기업이 많은 성장을 이루면서 성과도 많이 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대기업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많은 돈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당연히 대기업에 지원자가 몰렸고, 인사 담당자들은 많은 사람들을 걸러내기 위해서 대학교를 나온 사람들을 서류 전형에 합격시켰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대학교는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진 것 같다.



그럼 대학교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어떻게 선발될까? 바로 입시를 통해서다.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낸 학생, 수시에서 좋은 성적을 낸 학생, 특기자 학생들은 좋은 대학교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고등학교 입장에서도 좋은 대학교에 보내는 것이 학생 입장에서도, 학교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기 때문에 입시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정작 사회에 나와서 익혀야 할 것들(돈 버는 방법, 대인관계 기술,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곳 알기 등)을 익히지 못한 채로 사회에 나오게 된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는 취업도 잘 되고, 경제 수준이 좋아 큰 부작용은 없었다. 그러나 IMF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사태 등 다양한 사건들이 터지면서 경제에 큰 영향을 주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었지만 인플레이션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집값, 물건값이 상당히 많이 올랐다. 이러한 이유로 경제가 좋지 않으니 취업이 잘 안되고, 취업이 안 되니 경제적인 기반이 무너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최근 1인 가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경제적인 기반이 없는 1인 가구들은 낭떠러지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


저는 솔직히 말하면 제 가족이나 친척 중에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느껴요. 제 우울의 근본은 내가 뭘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라는 감각 같아요. 가족에게 내 속 이야기를 해봤자 오히려 더 상처를 줄 거예요.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p143


가정폭력, 성폭력, 학대,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떤 조치와 대우를 받고 있었을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자아가 형성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어떠한 경험들을 했는지에 따라서 성인이 되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교육의 목적은 대학과 취업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학생 개개인이 처해있는 문제와 상황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나마 대구 집단 학교 폭력 자살 사건으로 인해서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제고 활동이 이루어졌지만 나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학교 입장에서는 공부해서 대학가는 게 더 중요한 건 변함없으니까.



경쟁은 대학교에 가서도 멈추지 않는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다행히 취업을 하게 된다면 집을 사기 위해서 재테크 공부도 놓쳐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비쌌던 집값은 2배 이상으로 올랐다는 소식을 접했다. 집을 사기 위해서 또 시간을 내어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다가 인생을 마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빡빡한 사회 속에서 의지할 만한 사람도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운이 나쁘게 가정폭력을 일삼는 부모에게 태어나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없다면? 내 생각을 맘 편히 나눌 수 있는 친구조차 없다면?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정말 암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급한 불이라도 꺼야 한다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56위, 필리핀 61위, 한국 62위로 나타났다

세계행복보고서라는 자료를 접하게 됐다. 2021년도를 기준으로 전 세계 나라를 기준으로 얼마나 행복한지를 측정하여 순위를 매기는 보고서였다. 높은 순위는 우리가 흔히 아는 핀란드, 덴마크 등 복지국가들이었다. 우리나라는 62위를 기록했는데 좀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61위가 바로 필리핀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될 만큼 경제력이 차이가 많이 나는 국가이다. 즉, 우리나라는 필리핀 보다 행복하지 않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그만큼 행복지수도 나락을 가버린 우리나라는 이제야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청년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 않도록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사회적인 인식도 좋아져야 한다. 실제로 다른 나라들도 청년들의 우울증 및 자살행위를 막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본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센터를 2009년부터 만들어서 운영 중이며, 영국은 외로움 담당 장관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도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해결하기 복잡하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문제다. 그래서 적절하게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단기적인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표몰이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고, 의견을 표현한다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의 TMI]

1. 처음에 좀 선입견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었는데 하마터면 좋은 책 안 읽을 뻔했음

2. 우리나라 사회 환경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됐음

3. 푸틴 길가다가 넘어져서 아파하고 있는데 새가 똥싸서 얼굴에 맞았으면 좋겠다...

4. 푸틴 매일매일 집에서 가구 모서리에 발 찧었으면 좋겠다...

5. 푸틴 인중에 여드름 계속 나서 짤 때마다 아파서 눈물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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