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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하는 스노우 Apr 15. 2022

대인관계 문제,내가 먼저 바뀌어야 하는 이유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이 책을 통해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첫째, 우리는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키워온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다.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이 생존 전략은 사람마다 유형이 다르다. 그 유형이 방어하기, 움츠러들기, 비위 맞추기, 순종하기, 반항하기 중 무엇이든 우리는 가정 안에서 자기 역할을 설정하고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특정 생존전략을 끊임없이 반복 사용한다. 이러한 전략은 존재 가치가 있다. 가정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줄 뿐만 아니라 이해받지 못해 좌절되거나 자아가 산산조각 나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조절해주기 때문이다.

둘째, 어른이 된 당신은 자신의 대인 관계 패턴을 인지할 수 있고 타인이 자신을 그 패턴대로 대하도록 내버려뒀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일단 알아차리면 어린 시절 겪었던 곤경에 또다시 빠졌을 때, 과거의 상처를 쥐고 자신을 아프게 찌르는 일을 멈출 수 있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p13~14


어렸을 때부터 숫기가 없고, 소심했던 나는 엄마, 아빠의 말을 곧잘 따랐다. 엄마, 아빠가 하는 말에 토달지 않고 그대로 수용했다. 내가 말을 잘 듣자 부모님이 좋아하며 칭찬을 해주었고, 그것은 내게 큰 자극제가 되었다. 그래서 하기 싫어도 엄마와 아빠가 좋아할 것 같으면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다. 비가 오는 날에 심부름 다녀오고, 진짜 싫어했던 주말에 다녔던 학원에도 땡땡이 치지 않았으며, 부모님이 오시기 전에 청소와 이불 세팅까지. 어떻게 해서든지 부모님에게 잘보이려고 애썼다.



내가 엄마, 아빠에게 했던 행동들은 내 주변 지인들에게도 그대로 했다. 대부분 "착하다',"순하다", "친절하다"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름 듣기 좋은 말이라고 판단했고, 계속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서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약 26년 동안.



'착한 사람'은 불만을 제기하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불만을 제기하거나 화를 내면 착한 사람으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불만이나 화를 내 안에서 삭혔다. 타인에게 아쉬웠던 점이나 얘기해볼 만한 문제도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타인과 문제를 키우지 않고 내 안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심하고 생각도 많은데다가 걱정이 넘치듯 많은 나에게 이런 행동 양식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갈등을 가지고 있는 타인과 멀어지려고 하고, 말도 안 하려고 했으며, 그 사람에 대한 앙심은 계속 커져갔다. 결국 상처가 난자리에 짓물이 나오고, 고름이 다 터지고 나서야 타인과 문제를 해결했다. 


어떤 행동을 하든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다


어떤 대인 관계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었다. 이러한 인생의 딜레마는 두려움과 불안에 악령처럼 달라붙어 무게를 보탠다. 부모는 전지전능하다는 환상을 지속하는 것이 그 대표적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상황을 과거의 부모 탓으로 돌리지만, 부모가 전지전능하다는 환상을 깨지 못하면 스스로 변화할 힘을 키울 수 없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p17

타인과의 관계는 과거 영유아 시절, 청소년 시절에 부모와의 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다. 나의 경우, 부모님의 말을 잘 듣고, 행동함으로써 예쁨과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의 말을 잘 듣는 건 내 생존전략이 됐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타인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야 타인들이 나를 좋아해주고, 그로 인해 나는 좋게 평가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들도 유아기 및 청소년기 시절에 받았던 부모와의 관계를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늘 오빠에게 양보해야 했던 아이는 커서도 양보만 하는 어른이 됐고, 무능한 아버지가 모든 마을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아 타인의 관심을 싫어하게 된 아이는 외부의 관심을 아예 차단하는 어른이 됐으며, 외국계 임원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과 부러움을 사는 사람은 어려서부터 엘리트 가족의 우월감 싸움에 지친 사람이 됐다.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있었던 문제가 현재 어른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부적응적 행동 양식은 항상 타인과의 문제를 야기한다. 양보만 하는 사람은 답답해서 미칠 것 같으며, 타인의 관심을 차단한 사람은 어둠속에서만 지내야하는 삶이 싫고, 외국계 임원이지만 가족처럼 우월감을 과시하는 사람만 보면 혐오가 치솟는다. 이러한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온 행동양식인데 어떻게 쉽게 바뀌겠는가? 무의식에 숨어있는 우리의 대인 관계 방식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서 행해지고 있다. 단순히 우리가 매일 보던 핸드폰 보는 습관이 문제라고 가정했을 때 고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내 모든 행동들은 내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과거의 생존전략도 내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행동들도 모두 내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고, 그 선택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들도 내 책임이다. 이 인식이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앞으로 내 부적응적인 행동양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내 책임이고, 내 선택이라면 내가 바뀌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대인관계 문제에서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하는 이유


대인과정이론은 모두가 건강한 개인이라고 말한다. 다만 우리가 대인 관계에서 방황하는 이유는 환경은 바뀌었는데 대인관계 전략이 지금 삶에는 적용되지 않고, 과거의 미덕이 잔혹한 칼날이 되어 지금 이 순간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p31

저자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고 불평하면서, 자신이 피해자 역할을 계속하도록 상대방을 방치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담자에게 그 관계가 인생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인생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래서 왜 그렇게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내버려 두는지 물어보면 내담자들은 묵묵부답이다. 즉, 대부분 문제의 원인을 타인에게 두면서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정적인 대인 관계 패턴은 상대방을 끊임없이 끌어들여 곤란한 상황을 발생한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해결하지 않는 이상 악순환은 반복될 것이며, 고통스러운 상황도 이어질 것이다.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내 문제를 확인하고 점검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쌍방 책임이 있다. 아무리 상대방의 잘못이 크더라도 자신의 잘못도 분명히 존재한다. 내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게 함부로 하도록 방치하지는 않았는지, 너무 상대방을 억압하지 않았는지, 문제 상황이 닥치면 회피하기 급급했는지 등을 확인해서 행동 양식을 고쳐야 한다. 그래야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절대 혼자 살아갈 수 없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타인이 필요하다. 타인과의 갈등과 마찰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대인관계문제를 인지하고, 이를 해결한다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에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글의 TMI]

1. 요즘 책 읽을 때 두 번씩 읽고 있는데 신세계다. 항상 많은 책을 읽으려고 아등바등 살았는데, 유튜버 이연님께서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하셨는데, 테레사님도 그런 말씀을 해주셨음. 한 번 읽으면 놓치는 부분들이 많은데 두 번 읽으면 놓쳤던 부분들을 다시 줍줍하는 느낌.


2. 퇴사 D-6일.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뭔지 몰랐는데 27년만에 느껴보는 중


3.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대인관계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도 고민해보게 됐음. 이런 명저를 읽게 해주신 <이마쓰> 사랑합니다. 


4. 요즘 운동 엄청 열심히 하고 있음. 식단도 기록하니까 큰 도움 된다. 아 왜 기록을 지금 시작했을까... 기록의 중요성,,, 역시 갓영성,, 갓영준,,, 그들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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