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지
아무 일 없이 평온한 날이다
비도 내리지 않고
바람도 잔잔하다
창틀 사이로 햇살이 들어온다
눈이 부시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날은 바람이 세게 불었고
비도 많이 내렸다
우산을 썼지만
옷도 다 젖고
눈물인지 빗물인지
구분도 안 될 만큼
얼굴도 다 젖었다
이럴 바엔
우산을 손에 쥐고 있지 않는 게
더 낫겠다 싶어
놓으려던 순간
...아니야
놓으면 다 젖을 거야
그러다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얼마 뒤, 비가 그치고
해가 떴다
채 걷히지 않은 구름 너머
옅은 무지개도 보였다
그래,
옷은 젖으면 빨면 되고
젖은 얼굴은 수건으로
닦으면 되지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지
괜찮아.
다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