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선이 없다고 해도 이건 너무해 : 가성비 이어폰
1. 애플
때는 2007년 즈음 우리나라에도 애플의 아이팟이 야금야금 들어오던 시기였다.
그 당시 아이팟은 나노와 터치 두가지로 나뉘었었고 나노는 3세대가 당시 큰 인기를 끌었었다.
당시에 아이팟을 사용하면서 국산기기와의 확연한 차이점은 바로 '손끝'으로 느끼는 부드러운 사용감과 동시에 앨범커버를 다이나믹하게 보여주는 1)'커버플로우' 기능 이었다.
나노와 터치 모두 확연히 국산 기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나노는 나노만의 터치는 터치만의 각각의 장점이 있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나노를 더 좋아했었다. (물론 터치가 가격이 훨씬 비쌌기에...)
이때 부터 시작된 애플이라는 전자기기 중심의 '음악감상'법은 현재 2025년 20년이 다되는 시기까지 습관이 되어서 메인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음악을 듣는 스마트폰은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다.
남들은 불편하다고 난리치는 아이튠즈 식 동기화를 현재도 쓰고 있는 사람이 어디 나뿐이겠는가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나와 같은 디지털 구식(?) 음악감상법을 활용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다시 2007년 즈음으로 돌아가서 보면 나노와 터치 모두 깔쌈(?)하고 간지(?)나는 음악감상을 하게 도와주었지만 그것과 별개로 음악감상에 중요한 것이 몇가지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2)EQ, 두번째는 헤드폰 or 이어폰, 세번째는 용량 이었다.
첫 번째는 EQ인데 아이팟은 다른 국산기기에 비해서는 이용자가 직접 EQ를 만질수 있는 것이 없었고 아이팟에서 제공하는 EQ를 골라서 사용해야 했다. 특히나 막귀(?)가 아닌 놈들에게는 EQ는 마치 음잘알의 표본같은 것이었는데 나는 그 정도의 귀여운 행동은 하지 않았고 항상 선택했던 EQ는 'treble booster'를 선택해서 듣는 것이 나에게 가장 알맞는 소리였다.
두 번째는 헤드폰 or 이어폰이었다.
사실 당시에도 헤드폰과 이어폰은 돈지랄의 상징이었고 가난한 고등학생 신분인 나에게 이러한 형태의 귀로 들리우는 수화기는 항상 갈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솥뚜껑 두개 쓰고 다니는 헤드폰은 당시에 상당이 눈에 띄기도 했고 머리에 비니를 쓰지 않고 헤드폰을 쓰고 다니면 당시에는 상당히 패션감각이 떨어진다는 눈총을 받았기에 헤드폰 보다는 이어폰 쪽에 더욱 관심이 많았던 때였는데 그때 내가 사랑하던 여러가지 이어폰 중 가장 좋아했던 이어폰은 첫번째, 애플의 번들이어폰인 3)이어버드 (Earbuds). 두번째, 젠하이저의 4)mx400 이어폰 이었다.
당시에는 지금의 선 있는 이어폰의 대세인 커널형이 아니라 대부분이 오픈형 이어폰이었다. 개인적으로 커널형 이어폰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관계로 커널 이어폰에 대한 이야기는 할수가 없지만 오픈형은 누구 못지 않게 많이 사용했기에 이렇게 글을 쓸수 있다고 자신할수 있다.
세 번째는 용량이다.
당시에 아이팟 나노와 터치의 용량은 상당히 적은 용량 (4GB - 16GB) 이었고 당시에 4분정도 되는mp3 파일 192kb 음질이 9mb 정도 되었으니 음악 많이 듣는 사람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용량이기도 했다. 그랬던 나에게 한줄기 빛 같은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동일한 애플 제품인 '아이팟' 이었다.
내가 사용하기 전 부터 아이팟 형태의 제품이 나왔었지만 내가 처음 사용했던 제품은 '아이팟 5세대' 였다. 80GB라는 당시에는 괴물같은 용량에 가지고 있는 음반을 손쉽게 리핑하여 주황색 동기화 창과 함께 사각거리는 아이팟을 보고 있을때의 그 행복감은 글을 쓰는 순간에도 웃음이 나곤 한다.
5세대 이후 '아이팟 클래식' 이라는 이름을 달고 발매된 이 아이팟을 필자는 2007년부터 2017년 정도까지 사용했었다.
사실 계속 발매를 해주었다면 지금도 사용하고 있었겠지만 아이팟 클래식은 2014년 즈음 단종되었던 기억이 있고 그리고 그때 즈음으로 아이폰의 용량도 아이팟클래식 수준으로 올라가는 때여서 자연스럽게 아이팟클래식과의 작별을 했었다.
2. 3.5mm 단자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작별하게 되는 전자제품의 규격이 참 많다.
그 중에서도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바로 5)'3.5mm 단자' 이다.
사실 이 단자가 없어지기 전까지의 스마트폰은 멀티미디어 중심이 강했던 전자기기였지만 3.5mm단자가 사라질 즈음으로 해서 스마트폰은 멀티미디어 중심에서 인류의 생활에 모든 것을 담당하는 전자기기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자의 작별과 함께 우리는 선이 없는 시대, 무선의 시대에 살게 되었다.
사실 2018년에 결혼을 하고 내 집이 생기고 공간이 생기면서 나의 음악감상 방식은 많은 변화를 가지게 되었다.
나의 방, 버스 등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봐야하는 공간에서의 음악감상 방식에서 벗어나 내 공간에서 꽤 가격있는 스피커로 음악을 듣고, 내 소유의 승용차에서 음악감상을 하는 방식이 되었던 나에게 더이상 헤드폰 or 이어폰은 필요하지 않았고 한동안 그러한 방식의 음악감상을 즐겨왔었다.
그러한 시기에 무선의 시대로 바뀌어버린 세상에서 선이 있는 이어폰과 헤드폰은 급격하게 사라져 가고 있었고 나는 그것도 모르고 몇 년간 세상을 살다가 2023년 즈음 무선 이어폰을 선물받게 되었는데 바로 '에어팟 프로' 이다.
에어팟 프로가 어떻냐고? 나는 개인적으로 에어팟 프로를 귀에 착용하고 듣는 행위를 '감상' 이라고 하지 않는다. 왜냐면 개인적으로 커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떠나서 기기 자체의 성능이 굉장히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가성비'와 '음질' 두가지가 매우 떨어지는 제품이라고 생각하며 애플 생태계에서의 편의성과 선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선택할 이유가 없는 이어폰이다.
그리고 3.5mm 단자가 사라지면서 스마트폰에서의 '청취와 감상'의 질이 상당히 떨어진것도 사실이다.
<아이팟 클래식 사양> 출처 : 나무위키
당시에 아이팟 클래식의 세대별 프로세서와 오디오 코덱인데 많은 사람들이 오디오 코덱을 칩셋이라고 부르곤 한다. 애플도 마찬가지고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고 통합적인 스마트폰이 되면서 음악 기능에 대한 청취가 떨어진 것은 몸으로 느끼는 사실이라고 판단되고 이러한 상황때문에 일명 '꼬다리' 라고 불리우는 6)DAC 제품이 스마트폰으로 음악감상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수품이 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DAC를 구매해서 유선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보면 다르다. 출력과 음질의 효과가 확연히 들어나게 된다.
3. 그래서...
나의 생각은 무선 이어폰 or 헤드폰의 가격은 굉장히 많이 부풀려졌다고 생각된다.
또한 무선 스피커 또한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면 (그런데 선이 있던 시절에도 우리는 만원지하철 잘타고 다녔고 운동도 잘했다.) 그 가격의 30분의 1의 가격으로 더 좋은 음질을 감상할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쿠팡에서 판매하는 이어폰 한개를 추천하려고 한다.
8,300원 짜리 중국산 유선 이어폰인데 몇십년전 단종된 젠하이저 mx400과 거의 동일한 소리를 보여주고 있다.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면 30-50 정도의 무선이어폰과 봐도 내가 생각했을때는 음악을 표현하는 해상력은 거의 비슷하거나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이 이어폰의 EQ가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럴수는 있지만 점점 잊혀져가는 '감상' 이라는 장르의 '음악'에서 돈없는 학생들이 저가의 DAC와 함께 이 이어폰을 구매하여 탄탄한 기초 '레퍼런스'를 갖추고 감상을 했으면 좋겠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본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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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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