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되어 가는 한 부분에 대해
본론 (주문)
아이튠즈로 특정 음반을 리핑했을때 다른 음반보다 기본 게인 or 볼륨이 엄청 커져있다.
그리고 싸비로 넘어가는 부분이나 베이스가 돋보이는 부분에서 음악이 깨진다.
이러한 증상이 발견된 후 첫번째로는 리핑의 문제인것 같아서 CD를 다시 리핑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같다.
두번째, CD의 문제일 수도 있으니 국내 음원사이트에서 같은 음원을 구매후 넣어보았는데 결과는 같다.
세번째, 애플 카플레이의 문제이거나 스피커의 문제일수도 있으니 다른 차에서 재생하였으나 결과는 같다.
그렇게 나는 십수년간 즐기던 음악듣기에 난관에 부딪힌 상태로 그냥 포기한 상태였고 이 글을 쓰며 '소외되어 가는 한 부분에 대해' 라는 부제로 글을 쓰던 도중 퇴근하던 차 안에서 우연찮게 전에 구매한 앱인 '제트오디오'를 열고 재생을 해보니 결과는 대성공, 음원이 깨지던 문제가 사라져 버렸다.
문제는 결국 애플에서 공식 앱으로 이용되고 있는 MUSIC 앱의 문제였던 것이었다.
전세계의 포럼을 찾아 헤맸던 나에게 결국 해답을 준건 나였다, 필자와 같은 문제를 지닌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검색하고 기뻐하기 바란다. 여러분 앱 문제이니 다른 앱을 사용하십쇼~
---------------------------------------------------------------------------------------------------------------------
불편하게 음악듣기
음반을 구입하여 음악을 즐긴지도 어언 30년째이다.
2000년대 초반 와레즈와 소리바다 등 불법 mp3의 시대 때의 잠깐을 제외하고는 꿋꿋히 음반가게와 서적에서 음반을 구입 후 집에 와서 비닐을 뜯고 그대로 컴포넌트에 한번 넣어서 청취 후 CD-RW에 시디를 넣고 리핑하여 간편하게 즐기는 습관은 내 오래된 취미 중의 하나이다.
어릴적 부터 듣는 소리 중의 하나가 '음반을 왜 구입하나?' 이다.
2000년대 후반 벅스, 소리바다 등 불법으로 치부되던 인터넷 스트리밍 제공 사이트가 제도권으로 편입되어 공식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잡을때 많은 사람들은 대중음악을 향유하는 방식을 '음반 전체'에서 '하나의 작은 파일'로 생각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싱글 음원'이나 '미니 앨범' 등의 형태가 강세가 되었고 대중음악가들의 '정규 음반'이 소외받는 시대가 되었으며 디지털 중심의 사회가 되어 가면서 음악 또한 디지털 기기로 듣는 것이 당연해진 시기 였기에 음반 (CD)라는 형태가 있는 매체는 굉장히 '불편한' 음악감상 도구가 되어버렸다.
사실 음반 수집이라는 하나의 취미는 사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향유하는 취미 중의 하나이다.
언젠가 TV에서 김정운 문화심리학 교수가 유재하의 1집 '사랑하기 때문에'가 이토록 오랜기간 동안 사랑받으면서 영원불멸한 인기를 얻게 된 원인을 기술의 발달로 설명한 이야기를 인용해보고자 한다.
과거의 음악은 '스피커를 통해 정해진 공간에서 함께 듣던 시대'였다면 소니의 워크맨이 등장하면서 '개인이 어디서든 워크맨과 이어폰만 휴대하면 음악을 감상할수 있는 시대' 로 바뀌었다 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이 어찌보면 음반 수집이라는 취미의 영역도 변화시켰다.
오래된 애호가들은 예전부터 LP나 음반을 항상 최상의 공간에서 명기라고 불리우는 재생기기와 함께 듣는 것이 미덕이었고 현재도 '청음실' 이라는 개념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모든 애호가들의 꿈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한 편의성은 무시 할수 없다, 음악을 '감상' 하는 것도 있지만 음악을 휴대해서 '즐기고' 싶은 방법이 더 익숙한 세대에게는 '음악 감상' 이라는 취미는 너무 손이 많이 가는 취미 일수도 있다.
이를테면 '아날로그 식 음악 감상'을 위해서 내가 원하는 음악을 듣고 싶을 때는 직접 하나씩 라벨링을 한 후 *3)'색인' 목록을 만들어야 하지만 요즘같은 젊은 세대들이 색인 목록 따져가면서 듣기에는 편의성 있는 디지털 제품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의 경우는 어느정도 타협을 했기 때문에 아이튠즈를 통해서 음반을 4)'리핑' 하여 청취한다.
특히 현재까지도 애플제품을 그래도 구입해서 사용하는 이유가 다름 아닌 이 리핑의 편의성 때문이다.
아니? 애플의 엄청나게 많은 기능 중 과거의 기능때문에 애플 제품을 사용해? 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만 아이팟 시절부터 단순히 '음악재생기'로 시작하여 괴물같은 용량의 '아이팟 클래식' 까지 사용했던 나에게는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 하나 '음악재생' 이라는 이유 밖 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선 뮤직 앱을 켜고 음반을 삽입하면 자동으로 애플 서버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읽어와서 CD의 모든 메타데이터를 넣어준다. 1장의 음반을 리핑하는 것과 10장의 앨범을 리핑했을때의 시간을 비교하자면 월등히 편리한 것들 중의 하나이다.
---------------------------------------------------------------------------------------------------------------------
3)'색인'
색인(索引)은 책 속의 낱말이나 구절, 또 이에 관련한 지시자를 찾아보기 쉽도록 일정한 순서로 나열한 목록을 가리킨다. 인덱스(index)라고도 한다. 출처 : 위키백과
4)'리핑'
리핑(ripping)은 CD나 DVD에 담겨 있는 디지털 오디오 파일 또는 비디오 파일 등을 PC 하드디스크로 복사하는 작업을 뜻한다. 하지만 단순히 파일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PC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맷으로 변환하게 된다. 또 보통 CD와 DVD의 원본 파일은 품질이 높은 대신 용량도 크기 마련인데, 리핑을 통해 저용량 포맷으로 바꿀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리핑 [ripping] - 소장은 합법, 공유는 불법 (용어로 보는 IT, 서동민, IT 동아)
---------------------------------------------------------------------------------------------------------------------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칵테일이나 독한 스트레이트 샷을 한잔 마시고 싶을때 LP바를 찾지 않는가?
그곳에서 우린 방대한 양의 LP를 보면서 분위기에 취하고 LP가 주는 아날로그 사운드를 들으면서 노스텔지어를 향유하지 않는가?, 그런데 LP바를 갔는데 LP는 모니터 화면에 *2)커버플로우 형식으로 되어있고 원하는 술은 카우보이 모자 혹은 하와이언 셔츠를 입지 않은 키오스크가 '진토닉을 누르세요' 라는 것으로 우리를 맞이 한다면 그 누가 LP바에서 술을 마시겠는가?
이처럼 LP바를 예로 들었지만 LP SP 등의 아날로그 음반과 CD로 나타내지는 디지털 음반은 사실 모두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어떠한 규격을 가지고 있다. 이런 존재들을 인간은 한개만 향유하겠는가 수십, 수백, 수천, 수만 으로 수집하여 이루어 하나의 커다란 저장소를 만들고 싶은 욕망을 표출한다.
하지만 이내 좌절할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공간' 이다.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는 아주 작은 인치로 몇천평의 공간을 담은 정보를 저장해놓을수 있지만 물리적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게 많은 공간을 차지할수 밖에 없으며 거기서 그 '공간'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수집문화'를 향유할수 없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곤 한다.
---------------------------------------------------------------------------------------------------------------------
*2)커버플로우
애플에서 과거 아이팟이 주력상품이던 시절에 아이팟을 기울인다거나 (아이팟 터치) 아이팟의 물리 버튼을 돌린다거나 하면 담긴 앨범의 재킷 사진과 함께 부드럽게 돌아가던 애플의 과거 기술이다.
---------------------------------------------------------------------------------------------------------------------
몇년 전 부터 아날로그 열풍이 불면서 덩달아서 LP의 복각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사람들이 음반 문화로 돌아오거나 혹은 입문하는 계기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사실 나는 이러한 열풍이 긴 호흡으로 유지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바로 현실적인 '공간'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웃기게도 청년 주거 문제로 이 것을 빗대어 보자면 청년들이 사는 몇평도 안되는 원룸에서 음반도 아닌 LP를 모아놓는 다고 생각해보자,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 처럼 인간은 한개만 수집하지 않는다, 일단 어떠한 것을 구매했다고 하면 인간은 더 많은 수집을 원하고 자신만의 *2)아카이브 를 만들고 싶겠지만 LP는 CD보다도 보관이 용이하지 않고 오래된 LP음반을 구매했다면 생기는 벌레들과 먼지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처럼 취미활동에서 음반 수집은 당연하게 몇 평의 방 한칸은 내어주어야 하는 꽤나 '비싼 취미' 라고 볼수 있는것이다.
---------------------------------------------------------------------------------------------------------------------
*3)아카이브
아카이브(archive, 순화어: 자료 전산화, 자료 보관소, 자료 저장소, 기록 보관)는 역사적 가치 혹은 장기 보존의 가치를 지닌 기록이나 문서들의 컬렉션을 의미하며, 동시에 이러한 기록이나 문서들을 보관하는 장소, 시설, 기관 등을 의미한다. 출처 : 위키백과
---------------------------------------------------------------------------------------------------------------------
이처럼 공간의 갈망에서 모든 인류를 '평등(?)' 하게 만들어 준것이 다름 아닌 가상의 저장소 (하드디스크)의 발달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가상의 저장소 (하드디스크)에 담긴 예술에 관련된 것들은 우리 인간이 보거나 들을수는 있어도 실질적으로 만질수 없다. 아니? 멀티미디어는 그냥 보고 듣기만 하면 그 자체로 향유가 끝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이야기 할수 있겠지만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음악을 듣는 것' 의 차이가 발생한다.
일례로 신혼여행 (파리) 중 필수 코스인 '루브르 박물관'을 갔는데 그 곳은 워낙 큰 곳 이라 관람객들의 시간상 항상 붐비는 곳만 붐비는데 그 중 제일은 단연 '모나리자' 이다.
그런데 모나리자를 보는 방법은 현대사회에서 너무나도 많다, 당장 집에서 누워서 구글에 모나리자를 검색하면 모나리자 사진은 지겹게도 나오지만 그 많은 관람객들은 실물의 '모나리자' 앞에서 그 그림을 보기 위해 아우성이다.
이 모나리자의 사례 처럼 내가 생각하는 '음악을 듣는 것' 이라는 행위와 '음반 수집'은 그 음악가가 온전히 만들어낸 음악과 동시에 그 음악이 담겨있는 매체 그 자체에 하나의 혼 (Soul)을 그대로 느끼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혼 (Soul)이 제대로 담겨있는 음반을 만들어낸 음악가의 작품을 곧 '명반' 이라고 할수 있으며 그 음반을 구성하는 가사집, 앨범재킷, 음반 디자인, 창작자 혹은 가창자의 글이나 그 음반을 듣을 수 있게 하는 기계와 공간 그리고 그 음악을 귀로 건네어 듣는 내 몸의 반응 등 음반을 수집한다는 행위는 이처럼 종합적인 즐거움이 넘치게 한다.
아무튼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교묘하게 섞은 이러한 나의 취미생활을 한번 적어보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