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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bby Jan 12. 2021

청소년이 없는 기관은?

청지사 이야기 6화

[청소년이 없는 기관]

코로나 19가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 나아질 것 같은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 2020년 1월에 했던 생각이 떠오른다. 그 당시의 나는 마스크를 쓰고 있지는 않았고, 곧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버티고 있었다. 너무나도 우습게도 나의 생각은 바로 빗나갔고, 현재까지 코로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계속해서 심해지고 있기만 하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지금은 누리고 있지 못한다. 내가 있는 청소년기관도 그렇다. 청소년이 있어야 할 공간에 청소년이 있지 않고, 빈 공간에 의자와 컴퓨터만 덩그러니 존재하고 있다. 청소년이 있어야 할 공간에 아무도 없이 보낸다는 게 너무나도 쓸쓸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그래도 행정적인 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회사를 나오면서 애들이랑 카톡을 하다 보면, 청소년들이 기관에서 댄스 연습하고 싶다며 언제 문을 여는지 물어볼 때 나는 항상 앞으로의 일정이 미정이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한다. 청소년이 있어야 할 공간, 청소년이 이용해야 하는 공간에서 청소년들을 어쩔 수 없이 거부하면서 그 공간은 빈 공간으로만 두고 있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이렇게 휴관이 길어지면서 돈이 없는 청소년들은 댄스 연습공간을 결제하지 못해서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밖에서 배외하는 청소년들이 생겨나고 있다. 혹자는 청소년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직원들이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천만에! 오히려 아침에 지켜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고, 할 일이 늘어나기도 하였다.


[청소년이 없는 기관에서 8시간]
내가 출근하면서 진행하는 최근 업무의 사이클을 말해주려고 한다.


출근 : 출근을 하면 출근 카드를 찍고, 화장실에서 들려서 손을 닦고 들어간다. 그러면서 체온을 체크하고 사무실에 들어간다. 간단하게 가방을 정리하고 나와서 기관 문손잡이, 책상들 손에 자주 닿는 곳을 소독하면서 문과 창문을 열어두면서 환기를 시킨다. 이렇게 전층을 소독하고,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오전 근무 : 오전에 근무를 하면서 요즘은 정산서와 결과보고서를 작성한다. 정산서류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빠진 것들은 추가해서 정리를 한다. 시에서 요청하는 서류들도 넣으면서 보충한다. 결과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지난번에 작성한 설문조사를 통계를 내고 결과치를 낸다.

점심 :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오후 근무 : 근무하기 전 체온 체크를 진행한다. 21년도 비대면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신규사업회의를 진행한다. 이러한 신규 회의의 결과를 통해서 나온 것으로 신규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또한 갑작스러운 시청 서류를 작성하기도 하면서 일을 한다. 또한, 20년도에 진행된 물품 및 문서들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한다.

퇴근 전 : 마지막으로 전체 시설을 방역기로 소독을 하고, 시설안전점검을 하면서 마무리한다. 그리고 퇴근 준비를 한다. 

소독을 하고 있는 모습(출처 : 내 사진)

이러한 업무 사이클에서 빠진 것이 있다. 바로 청소년이 없다는 사실! 이 사실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팥없는 찐빵처럼, 청소년이 없는 이 기관에서 매주 공허한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오늘의 글의 의도는 청소년이 없는 기관에서도 일은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도 시설 안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근무하면서 청소년이 돌아오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시설을 관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주인이 없는 공간에 공허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청소년들이 없는 공간에 청소년 대신에 소독약 및 알코올 냄새로 가득한 이 공간의 씁쓸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청소년기관이 무조건 휴관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위의 같은 이유도 있지만,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은 쉽게 다른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각한다. 일단, 이번 주 일요일 지나면 2.5단계로 똑같이 진행된다고 하여서 다시 개방이 되지 못한다고 한다. 다시 많은 청소년들은 문을 열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을것이다. 그래서 점진적으로 개방을 하면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면서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이 제도권 아래에서 편하게 놀 수 있도록 해야 될 것이다. 코로나 19로 많이 변했으며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면 이 청소년이 없는 공간에 어떻게 채울 것인지도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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