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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여행가쏭 Apr 15. 2018

나는 내 삶을 후회하는가?

후회 하진 않지만, 앞으로는 다르게 살고 싶어요

송선생은 아직 젊은데 왜 후회를 많이 하는 것 같죠?  


© meirelesnetoph, 출처 Unsplash


책 쓰기 모임을 하던 중 선생님이 나에게 해 주신 말이었다. '내 삶을 후회 한 적이 있었나?' "후회 하진 않지만, 앞으로는 다르게 살고 싶어요"라고 얼버무려 대답은 했지만,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집에 돌아 오자마자 10년의 일기를 훑어보았다. 나의 20대는 일상의 바쁨에 취해 있었다. 대학생 때는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졸업 후에는 취업을 하기 위해, 취업 후에는 살아남기 위해 정신없이 지냈다. 나름대로 목표한 것들을 이루며 살아왔고, 감사하며 살아온 듯 보였다. 이상한 건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와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후회하며 살지 않았다면서 이게 무슨 모순적인 생각인가 싶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아, 내가 한층 성장 했나보구나


현재의 잣대를 들이대니 그때의 선택이 어리석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때는 내가 아는 최선의 선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나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기에 예전의 삶이 후회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예전의 사진을 보면 촌스러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의 틀이 넓어지니 더 반짝이는 별이 보였고, 예전의 별은 덜 빛나 보였다. 이대로 머물러 있다간 진짜 후회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대로는 만족스럽지 못하겠구나'를 직시하니 변화를 원하게 된 것이다. '이대로도 만족해'라고 생각할 때는 낼 수 없던 용기였다. 

회사원이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경력이 단절된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천천히 진로를 고민해 보기로 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육아한다는 핑계로 퇴사를 선택했고, 1년 동안은 하고 싶은 일들만 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성공보다 하루하루의 일상이 더 중요함을 알고 난 후에는, 과정이 즐거운 일을 하기로 다짐했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가?'로 질문이 바뀌는 계기였다. 안정적인 것보다는 성장이 더 중요한 사람임을 알고 나서는 70대가 되어도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기 위해 촉을 세웠다. 그렇게 나는 글을 끄적이기 시작했고, 블로그 이웃들을 만나러 다녔으며, 철학과 심리학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예전의 나라면 바쁜 일상에 치여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을 일들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틀을 가지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평생 틀을 넓혀가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누군가는 20대의 틀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내가 아는 것이 진리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틀을 깨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내가 생각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이 틀을 넓혀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새로움을 받아들이며 성장해 나 갈 수 있지 않을까?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연설을 좋아해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을 다이어리에 적어두곤 했었는데, 이제야 몸으로 와닿는듯하다. 평소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지는 것. 나의 틀이 깨지는 건, 그렇게 시작되었다.                                                   




                      




[다음편] 나를 막고 있던 고정관념과 결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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