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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여행가쏭 Apr 15. 2018

나를 막고 있던 고정관념과 결별하기

사람들이 다 그렇다고 해도, 나에겐 아닌 것들이 있었다. 

송도를 벗어나면 운전하기 힘들어


© grundsteins, 출처 Unsplash


내가 사는 송도는 도로 폭도 넓고 무엇보다 주차구획이 여유롭다. 송도 밖은 운전하기 힘들다는 남편의 말에 실제로 아직 송도를 벗어나 혼자 운전해 본 적이 없다. 악의는 없었을 것이다. 그저 나를 배려해 실제 상황을 알려 준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생각보다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갇히는 사람이라는 게 문제였다. 특히나 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의 말에는 더욱 그랬다. 

이건 내가 그 사람의 틀 안에 들어가겠다는 위험한 발상이었다. 아무리 그 사람의 틀이 넓다 한들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의존적이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 자리로 가야 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평범한 게 제일 좋은 거다'라는 말들이 무서운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같은 틀을 가지고 살아야 함을 무의식중에 강요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특이나 이런 말들이 사회 초년생들에게 사회생활의 노하우인 마냥 전해지곤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나 또한 회사생활을 잘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다수의 보편적인 의견에 나를 맞추었다. '듣는 사람이 좋아할 의견이 무엇일까?' 생각의 필터링을 거쳐 이야기 하곤 했다. 이 덕분인지 퇴사하는 순간까지 무난한 회사 생활을 할 수는 있었지만, 7년을 그렇게 살고 보니 나란 사람은 희미해져 있었다.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다?


내가 취업을 준비할 당시에, 나는 무조건 회사원이 되야 된다고 생각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설계사무소를 갈까? 건설회사를 갈까?'를 고민하긴 했어도 '회사원이 될까? 창업을 할까?'의 선택지는 나에게 없었다. 집안 형편이 여유로운 편도 아니었기에, 안정적인 회사를 선택한 건 그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성장'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과정이 즐거운 일, 70대까지 성장할 수 있는 일이 중요한 나에게 '안정성'은 더 이상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나는 대화가 통하는 남자를 만나야 하는데, 스펙이 좋은 남자를 만난 것과 같은 문제였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스펙 좋은 남자가 최고라고 한들, 나는 대화가 잘 통하는 남자가 더 매력적인 것처럼.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었다.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둘 다 가지면 좋겠다는 게 진정한 속마음이겠지만 그럴 능력은 내게 없었다.     


"그만한 직장 없는데, 너무 아깝다" 내가 퇴사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였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정말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헷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 나는 퇴사하는 것에 별로 아쉬움이 없었다. '아 그래, 하나를 놔야 다른 걸 잡을 수 있는 거지'생각했고, 나름 치열하게 붙잡고 있던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다'라는 생각을 놓아 주기로 했다.


사람들이 다 그렇다고 해도,
나에겐 아닌 것들이 있었다


이렇듯 나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나에게 맞지 않는 고정관념들을 걸러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어떤 가치관과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만큼, 아닌 것을 아니라고 걸러내는 과정은  중요하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고 생각하는 관념들은 나에게도 깊게 자리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곱씹어 봐야 한다. 그리고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면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회사원보다 프리랜서의 삶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하는 것이 안정을 추구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 그렇게 믿고 행동할 때 내 마음이 평화로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 무의식중에 믿고 있던 생각들에 질문을 던지면, '어? 나는 아닌데.'라고 말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랄지 모른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중간만 해라'와 같은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지는 것은 자유롭게 살아가려는 나에게 꼭 필요한 태도였다.       


이로써 선택의 틀이 조금은 넓어지기는 했는데,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여전히 흐릿하기만 했다.

   

               






[다음편] 나는 왜 결정장애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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