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비 Jun 21. 2022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데 왜 한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갈까?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이 가지고 올 자산시장의 변화

미리 읽고 오면 좋은 글.


오늘 이야기할 주제.


 6월 16일 목요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75%p 인상했습니다.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이었는데, 1994년 이후 무려 28년 만의 선택이었죠. 오늘 칼럼에서는 1) 자이언트 스텝은 무엇인지, 2)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데 왜 한국 자본이 빠져나가는지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칼럼을 읽고 얻게 될 지식들.


 칼럼이 끝나면, 기준금리가 오르면 뭔가 무섭구나~라고 생각하던 관점에서 자이언트 스텝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 그리고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게 되실 겁니다.


기준금리 인상, 한 번만 다시 알려줘


 이전 칼럼들에서 물가가 오르면 안 되는 이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칼럼을 다시 보고 오시면 좋지만 요약하자면, 국가와 기득권들은 본인들의 권력과 일궈놓은 것들을 위해 서민들의 안정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민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물가가 가장 중요하죠.


 그렇기에 국가적으로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이며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돈의 몸값, 돈의 사용료'인 금리를 올려 돈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됩니다. 그래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면 각 국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키게 되죠.


기준금리 인상을 왜 스텝(Step)이라고 할까?


 이제 각 국의 중앙은행들이 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근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국이 뭐 위기에 처했다, 이제 경기침체가 온다 등의 이야기가 많은데요.


 차근차근 아~주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중앙은행은 금리를 0.25%p 단위로 올리거나 내립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최소 단위가 0.25%p인 셈이죠.


 일정 기간 동안 금리를 유지하다가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1년에 8번)에서 올리거나 내리거나 한다면 위 사진처럼 '계단(Step)'모양으로 각 나라의 기준금리가 형성되게 됩니다.


 각 나라의 기준금리는 시시각각 변하지 않기에 이렇게 계단 모양으로 만들어지게 되고, 회의를 통해 계단을 오른다고 하여 기준금리 인상은 스텝(Step)이라고 합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는 컷(Cut)이라고 하죠.


자이언트 스텝, 어느 정도길래 이 난리야?


 돈의 사용료인 금리를 0.25%p 단위가 아니라 갑자기 확 올려버리면 급상승한 사용료 때문에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하면 몸에 탈이 나듯이 말이죠.


 첫째도 안정, 둘째도 안정인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하게 됩니다. 0.25%p 씩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경기에 영향을 적게 주면서 사뿐사뿐 계단을 오른다고 하여 '베이비 스텝(Step)'이라고 하죠.


 하지만 물가가 생각보다 급격하게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코로나19 해제로 인한 공급망 사태나 전쟁 같은 이슈로 물가가 튀게 되는 경우 말이죠. 그럴 경우 기존의 베이비스텝(0.25%p)가 아닌 더 큰 걸음, 즉 빅 스텝(Big Step)을 시행하게 됩니다.


 0.25%p가 한 번의 단위라 했으니 빅 스텝은 0.5%p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빅 스텝은 경기에 급작스러운 돈 사용료를 올리기에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부득이하게 물가를 잡아야 할 때 사용합니다.


 일례로 미국 연준이 '빅 스텝'을 단행한 건 2000년 5월 이후 무려 22년 만의 시도이기에 20여 년 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인 것이죠.


 그런데, 빅 스텝에서 한 걸음 더 한 번에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바로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인데요. 0.25%p의 베이비 스텝, 0.5%p의 빅 스텝에 이어 0.75%p의 인상을 의미합니다.

 미국 연준조차도 1994년 이후 28년 만의 자이언트 스텝을 2022년 6월에 시행했으니, 역사적으로 있기 힘든 물가 대란이 지금 펼쳐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7월 FOMC(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도 0.75%p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니.. 우리는 경제의 '라떼' 시절을 몸소 경험하고 있는 것이죠.


미국이 금리 올리는데 한국은 왜 난리인 건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 주식 시장의 자본 유출이 심각해질 수 있다."


 아마도 지금 경제 뉴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문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들 아~그런갑다~ 하실 수도 있지만 우리는 좀 더 쉽게, 그리고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번에 자이언트 스텝으로 올라간 기준금리 계단은 오로지 '미국 달러화의 사용료'만을 컨트롤한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원화 사용료는 미국 연준이 건들 필요도, 권한도 없죠.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미국 정부 또한 정부를 운영함에 있어 돈이 필요한데, 미국 정부 역시 채권 시장에서 채권자들에게 달러화를 빌려야 합니다. 이때 미국 정부가 부담하는 달러의 사용료 역시 연준이 정한 기준금리를 따르게 되는 건 당연하겠죠.


 이번 자이언트 스텝으로 미국 달러의 사용료는 1.75%가 됐습니다. 미국 정부가 1일 동안 돈을 빌리려면 연 1.75% 남짓의 사용료를 내고 달러를 빌려야 한다는 뜻이죠.


 근데 한국의 기준금리 역시 1.75%입니다. 원화 사용료가 연 1.75%라는 뜻인데 이 역시 한국 정부가 7일 동안 돈을 빌리려면 연 1.75% 남짓의 사용료를 내고 원화를 빌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 남는 돈이 있다고 생각해볼까요?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동시에 저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근데 두 정부 똑같이 연 1.75%의 이자를 제시하네요. 같은 이자라면 이왕이면 더 건실한 국가(망하지 않을 국가)에 저는 돈을 '무조건' 빌려줄 겁니다.


 세계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비인기 통화국인 한국의 위상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거래자금의 상당수가 미국 달러로 결제되고 있죠. 근데 이자를 같이 준다구요? 고민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꾸 한국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지 않으면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말을 하는 겁니다. 즉, 더 높은 이자율로 전 세계 채권자들을 유혹하지 않으면 미국과 견주어 비빌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죠.


한국에서 자본이 안 빠져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돼?


 미국 자이언트 스텝으로 인한 한국 기준금리 우려에 대해 6월 9일 한국은행 박종섭 부총재보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한국은 펀더멘털(기초)이 튼튼하기 때문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 하나만으로 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간다고 볼 수 없다"라고 말이죠.


 그리고 이 발언이 있고(6월 9일) 난 다음 날부터 한국 주식시장과 삼성전자 주식은 엄청난 하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니 한국의 펀더멘털이 튼튼한데 왜 이렇게 주식시장이 빠져나간 걸까요?


 단 하나, 한국의 '매력'을 어필하면 됩니다. 전 세계 투자자들과 채권자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일 '매력'만 있다면 우리가 오라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몰려들 겁니다. 전 세계 사람들 중에서 돈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테니 말이죠.


 한국의 매력, 그 매력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이자율(금리) 일 겁니다. 한국 정부가 돈을 빌려가고 그 돈의 사용에 대한 대가로 '기준금리'만큼의 돈을 채권자들에게 쥐어준다면 그 이자율이 높을수록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에게 돈을 빌려주려고 하겠죠.


 금리가 높지 않다면 투자자들이 쉽사리 모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도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바로 '한국에 투자하고 싶도록' 만드는 겁니다. 이게 박종섭 부총재보가 언급한 '펀더멘털(Fundamental)'이죠.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동일합니다. 즉, 어느 나라에 돈을 빌려줘도 이자를 똑같이 받는 것이죠. 그럼 전 세계 강국, 부국, 기축통화국이라는 타이틀의 미국보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메리트, 단단함이 더 있어야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박 부총재보는 수출 양호, 대기업 등 한국 펀더멘털을 강조했죠. 하지만 몇 년 만에 무역 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삼성전자의 실적도 점차 하향세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과연 한국의 펀더멘털이 글로벌 투자자들을 끌어당기기에 매력적 일지는 다음 칼럼에서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럼에서 알게 된 내용 정리.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이 가져올 한국 자산시장의 변화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기준금리 인상부터 이로 인한 각 국가들의 '매력 발산'이 투자자들에게 어떤 판단을 갖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오늘 칼럼을 통해 금리 인상기에서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기본 개념과 앞으로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 잘 수립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으로 뉴스에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에 대한 문구를 보시면 모두 자신감을 얻으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하이일드 스프레드 상승, 경제 '진짜' 경고등 켜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