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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비 Jun 23. 2022

집 값 '떡상'이 다시 대출금리를 올리는 이유

집 값과 대출 금리와의 관계, 모든 건 되돌아온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


 집 값, 지난 2년 간 대한민국 국민들을 울리고 웃게 했던 키워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우리나라의 집 값은 이른바 '떡상'의 시기를 겪었는데요. 수 억 원의 서울 아파트는 이제 10억 원은 가뿐히 넘기게 되었고, '영끌 거지'라는 단어를 탄생시키며 우리 사회를 많이 바꿨습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집 값 '떡상'이 다시 돌고 돌아 우리의 대출금리를 올리게 될 수도 있다! 는 주제에 대해 경제 펀더멘털과 채권 금리와의 관계를 엮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칼럼을 읽고 얻게 될 지식들.


 칼럼을 읽고 나면, 1) 대한민국 집 값이 만드는 대한민국의 매력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2) 대한민국의 매력에 투자 자본의 반응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 자금들의 변화가 3) 왜 다시 대출금리를 올리는지 차근차근 짚어보고 알 수 있게 되실 겁니다.


너무 많이 오른 대한민국 집 값


 대한민국 집 값,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다들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신 문제니 긴 설명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집 값이 이렇게 오른 걸까요? 사실 2019년만 하더라도 집 값 버블에 대한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많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제 곧 버블 터진다' 등의 소리가 점점 커지던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죠.


 목숨보다 소중한 건 없기에 미국 연준을 필두로 한 전 세계는 기준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만들면서 유례없는 유동성 완화 정책을 펼쳤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 시대였다고 지금 재평가되기도 합니다.

 버블이 한 번 빠지고 건강해졌어야 할 부동산 시장이 뜻하지 않은 이벤트로 다시금 그 몸집을 어마어마하게 키웠습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가계부채를 갖고 있는 전 세계 유일의 국가입니다. 국가에서 만들어내는 총생산보다도 빚이 더 많다는 의미죠. 이 빚의 대다수는 '영끌 열풍'을 통해 은행의 신용 창조와 함께 콜라보로 만들어진 '버블'입니다.


 이 버블이 결국 국내 집 값을 떠받치게 되었고, 2019년 하락세를 경험하지 못한 집 값은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하게 됩니다.


오른 집 값만큼 불안한 채권자들의 시선


 전 세계 자산시장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주식? 부동산?


 정답은 바로 '채권'입니다. 전 세계 채권시장 규모는 약 120조 달러로 주식 시장 규모 40조 달러의 3배에 달하죠. 그만큼 채권시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투자 자금이 몰리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기업의 성장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지만, 채권에서 기업의 성장성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찌 되었건 빌려준 내 돈과 이자만 잘 받아내면 되는 게 채권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채권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채권 발행 집단이 망하지는 않을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망하지 않아야 빌려준 내 돈을 안정적으로 잘 받을 수 있는 건 당연합니다.


 자, 이제 대한민국을 봅시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합니다. 그리고 이 국채를 매입(사면서 돈을 정부에 빌려주는)하는 투자자들은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을까?'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돈을 빌려주게 되죠.


 근데 엄청난 대출로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가계부채를 지니고 있는 대한민국. 더불어 자영업자 대출도 어마어마한 규모이고 자영업자 파산은 당장 2022년 6월부터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6월 자이언트 스텝에 이어 7월 자이언트 스텝을 예고했으며, 연말까지 4~7% 기준금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보고서도 뽑아놓은 상태죠.


 이미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였고, 미국 연준의 엄청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되는 만큼 한국은행도 비록 가랑이가 찢어지겠지만 기준금리를 연준과 비슷하게 올려야 함은 '검토가 아닌 선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제 채권시장의 어마어마한 투자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부채가 세계적인 기준으로도 어마어마한 대한민국에 내 돈을 빌려준다? 빌려줄 수는 있겠지만 예전만큼의 RISK는 아닐 겁니다. RISK는 확실하게 올라갔죠.


불안한 채권자들이 올리는 국채 금리


 High Risk, High Return. 리스크가 올라간 만큼 채권자들은 더 많은 Return을 원하게 될 겁니다. 그 Return이 바로 대한민국 국채를 저렴하게 매입하는 것, 즉 다시 말하면 채권 금리를 높게 매입하는 것을 의미하죠.


 투자자들의 의심 어린 눈초리에 국채를 발행하는 한국 정부는 더 높은 이자로 채권자들을 유혹해야 합니다. 자연스레 국채 금리는 상승하면서 채권에 대한 '기준'이 올라가게 되고, 이는 금융채 금리를 함께 올리며 수많은 대출 상품들의 금리 또한 상승하게 만들 겁니다.


 묻지 마 주택 매입으로 아슬아슬해진 국가 신용도는 결국 국채를 저렴하게 만들 확률이 높고, 저렴해진 채권의 기준(국채)은 금융채 가격을 저렴하게 만들며 시장금리를 상승시킵니다. 상승된 시장금리로 80%에 해당하는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금리 수준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죠.


한국은행에게 놓인 두 가지 선택지


 한국은행 앞에는 이제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습니다.

 첫 번째, 기준금리를 천천히 올리며 부채 위험을 최소화한다.


 한국은행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선택지입니다. 기준금리를 연준 속도에 맞춰 급격히 올리면 자그마한 파산에도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기준금리 급상승은 급작스러운 경기 침체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연준의 속도보다는 천천히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부채 붕괴의 위험은 다소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 대한민국 가계부채 수준에 의한 붕괴 우려 등으로 외국 자본이 한국 자산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겠죠.


 환율은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고, 급격히 상승한 환율은 수입 원자재 물가를 더욱 상승시킬 겁니다. 환율 안정을 위해 IMF 때처럼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꺼내 외환시장에 팔며 소중한 달러를 소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지겠죠.(이미 시작한 것 같긴 합니다)


 두 번째, 미국 연준만큼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린다.


 사실 피할 수 없는 '정답'입니다. 외국 자본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외환 보유고도 아끼는 방법이 바로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이죠. 연준 속도에 맞춰 남은 4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적어도 1.5% 정도는 올려야 '안정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선택지를 선택한다면, 초저금리 시대에 부의 규모를 엄청나게 늘린 2030 등을 비롯한 서민들의 부채상환부담이 가중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영업 대출 금리 역시 상승하면서 줄파산이 시작되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도 1990년대 초, 부동산 호황기에 일본 중앙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버블이 폭삭 주저앉았었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30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죠.


 하지만, 집 값 폭등으로 야기되는 출산율 저하와 가계부채 확대는 새로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의 고민거리일 겁니다. 연준의 스탠스에 발맞춰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으로 '아프겠지만 앓고 나면 건강한' 자산시장을 만들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칼럼에서 알게 된 내용 정리.


 오늘 칼럼에서는 다소 어둡지만, 꼭 미리 알아야 할 '채권 금리의 미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부동산 폭등이 단순히 자산시장의 버블을 만들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대한민국 신용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뤄보았는데요.


 부담스러운 부채로 인한 국가 신용도 하락은 다시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을 야기하고, 상승한 국채 금리는 다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다시금 채무자를 압박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칼럼을 보신 여러분들께서는 이러한 상황과 양적 긴축(QT) 이슈를 잘 파악하며 자산시장을 바라보신다면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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