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 2주 뒤 발아

하루와 하루 사이

by 강이랑


2주 전에 화분에 심은 분꽃이 싹을 틔웠다.

싹이 나기 전, 살짝 문이 열리듯 그렇게 흙이 먼저 갈라졌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자 싹이 돋았다. 열린 문 사이로 누군가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 듯이.


작년 5월 초, 주인집 어르신이 분꽃 모종 두 개를 내게 건넸었다. 작년에는 씨앗부터 심은 것이 아닌 모종을 심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2주 전에 나의 분꽃에서 얻은 씨앗과 길가에서 획득한 분꽃 씨앗, 그리고 잘 가는 산책로에서 획득한 분꽃 씨앗을 파종했다.


그로부터 14~15일이 되자 싹이 돋았다.


그리고 방금 전에 나가보니 또 하나가 발아하여 어느새 떡잎이 두 장이나 나왔다. 햇살을 향해 어린 잎사귀를 활짝 펼치고 있다.


그 검고 딱딱한 분꽃 씨앗이 이렇게 발아를 하는구나!

때를 맞춰 심기만 하면 될 것을 게으른 나는 하마터면 파종 시기를 놓칠 뻔했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하마터면.


우리집 분꽃은 화분에서 키우는 분꽃.


나는 다짐한다. 오로지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게으름 피우지 않고, 방치하지 않고, 생명의 물을 건네리라. 지금 이 다짐이 가장 유효하다는 듯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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