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파종, 2주 뒤 발아
하루와 하루 사이
by
강이랑
Apr 24. 2023
2주 전에 화분에 심은 분꽃이 싹을 틔웠다.
싹이 나기 전, 살짝 문이 열리듯 그렇게 흙이 먼저 갈라졌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자 싹이 돋았다. 열린 문 사이로 누군가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 듯이.
작년 5월 초, 주인집 어르신이 분꽃 모종 두 개를 내게 건넸었다. 작년에는 씨앗부터 심은 것이 아닌 모종을 심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2주 전에 나의 분꽃에서 얻은 씨앗과 길가에서 획득한 분꽃 씨앗, 그리고 잘 가는 산책로에서 획득한 분꽃 씨앗을 파종했다.
그로부터 14~15일이 되자 싹이 돋았다.
그리고 방금 전에 나가보니 또 하나가 발아하여 어느새 떡잎이 두 장이나 나왔다. 햇살을 향해 어린 잎사귀를 활짝 펼치고 있다.
그 검고 딱딱한 분꽃 씨앗이 이렇게 발아를 하는구나!
때를 맞춰 심기만 하면 될 것을 게으른 나는 하마터면 파종 시기를 놓칠 뻔했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하마터면.
우리집 분꽃은 화분에서 키우는 분꽃.
나는 다짐한다. 오로지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게으름 피우지 않고, 방치하지 않고, 생명의 물을 건네리라. 지금 이 다짐이 가장 유효하다는 듯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듯이.
keyword
분꽃
발아
파종
30
댓글
8
댓글
8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강이랑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저자
어린이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에세이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와 시집 『바람 부는 날 나무 아래에 서면』을 출간했고, 그림책 『여행하는 목마』를 옮겼습니다.
팔로워
350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2023년 3월 봄꽃 관찰기
미치겄다
작가의 다음글